中·러 무기지원 속 베네수엘라, 민간인까지 무장시켜 미국과 전면대결

2025.09.20
中·러 무기지원 속 베네수엘라, 민간인까지 무장시켜 미국과 전면대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마약단속을 구실로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연쇄 격침시키며 14명의 사망자를 낸 가운데, 베네수엘라가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전방위적 항전 체제로 돌입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19일 국영방송을 통해 "이번 주말부터 군 병력이 각 지역으로 투입되어 일반 시민들에게 무기 조작법을 교육할 예정"이라며 "병영 외부로 무장 장비를 가져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러한 민간 군사훈련을 매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17일부터 3일간 라 오르칠라 해상에서 '주권 카리브 200' 작전명 하에 대규모 합동 군사연습을 전개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은 "2천500여 명의 전투요원과 12척의 함정, 22대 항공기가 참여한다"며 "무인기 및 전자전 시스템도 동원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네수엘라군은 러시아제 Su-30 MK2 전투기들이 Kh-31 크립톤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모습을 공개하며 무력 과시에 나섰다. 총 21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전투기는 2007-2008년 러시아로부터 도입된 것이다.

이반 길 외무장관은 란후 주베네수엘라 중국 대사와의 면담에서 "중국이 카리브해 평화 유지 노력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길 장관은 "미국이 한 달 내 군함 배치와 두 차례 치명적 작전을 감행한 시점에서 중국의 메시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강압과 위협은 국가들 간 거리만 벌릴 뿐 점차 무력해질 것"이라며 "남미 지역은 어느 누구의 뒷마당도 될 수 없으며, 독자적으로 협력 상대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과 15일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와 연관된 선박들을 차례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측은 이들 선박이 코카인과 펜타닐을 밀반입하던 마약운반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타레크 윌리암 사브 법무장관은 유엔에 조사를 요청하며 "미사일 등으로 소형선박의 무력한 어민들을 살상한 것은 인도에 반하는 범죄"라고 규탄했다. 알렉산데르 야네스 유엔 주재 대사도 안보리에서 "카리브해에서 사법절차 없는 즉결처형이 벌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군사행동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석유 자원을 탈취하고 정권을 바꾸려는 제국주의적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괴뢰정부를 세워 석유와 금을 강탈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450만 명의 민병대를 전국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3척과 이지스 순양함, 강습상륙함, 핵잠수함 등을 카리브해에 전개했으며, 푸에르토리코에는 F-35 전투기 10대를 배치했다. 애덤 시프 상원의원은 "의회 승인 없는 추가 군사행동을 차단하는 전쟁권한 결의안을 준비 중"이라며 이번 공습을 '불법적 살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