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을 앞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하네다공항에서 정부 전용기로 출국했다. 다음 달 4일 자민당 신임 총재 선출 후 물러날 예정인 이시바 총리에게는 처음이자 최후의 유엔총회 무대가 된다.
출국 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시바 총리는 "유엔 설립 80주년을 맞아 지난 80년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안전보장이사회 혁신을 지금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 국제적 위기 상황에서도 유엔 안보리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존 5개 상임이사국 체제의 확대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오랜 기간 거부권을 보유한 상임이사국 지위 획득을 추진해왔다. 2022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원을 확보했으나, 유엔 헌장 수정에는 현 상임이사국 5개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해 실현에는 여전히 높은 벽이 존재한다.
이번 연설에서 이시바 총리는 중동 사태와 관련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은 줄곧 양국 해결방안을 지원해왔다"며 "이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일본의 역할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동맹국인 미국의 반대 입장을 감안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유예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무기 축소와 비확산, 중동 정세 등 전 지구적 현안에 대한 일본의 견해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후 80년을 맞은 올해, 아시아 각국의 포용 정신에 힘입어 일본이 세계 평화 구현에 기여해온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 체류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간담회도 조율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리셉션에서 짧은 대화를 나누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1년간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매우 견고한 협력관계를 형성했다"며 "작별 인사와 함께 후임자에게도 양호한 미일관계가 계승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25일 일본으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