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인민은행이 실질적인 기준금리 기능을 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연속 4개월째 고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1년 만기는 연 3.0%, 5년 만기는 연 3.5%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로이터가 시장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와 부합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보다 신중한 접근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LPR은 20개 주요 시중은행들이 최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대출금리를 종합하여 산정한다. 중국에는 별도의 기준금리가 존재하나 당국이 장기간 조정하지 않아 LPR이 실질적인 금리 기준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년 만기는 일반 대출에,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에 각각 기준이 된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내수 및 부동산 침체에 대응해 LPR을 0.25%포인트 하향 조정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무역 갈등이 가시화되자 올해 5월 추가로 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이후 6월부터 현재까지 동결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중국 경제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율도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등 하반기 둔화세가 뚜렷하다. 그럼에도 최근 증시 반등과 수출 회복 조짐을 보이자 당국이 추가 완화 조치를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12위안 수준까지 강세를 나타내며 상반기 7.3위안 근처보다 크게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위안화 가치 상승 흐름을 지속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상업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올해 2분기 1.4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대폭적인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진단한다. 대신 현재 6.2% 수준인 지급준비율 인하가 더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시장의 시선은 다음달 예정된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에 집중되고 있다. 이 회의에서 차기 5개년 계획의 정책 방향과 함께 하반기 경제 성장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방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이 4분기에 본격 나타날 수 있어 안정적 성장과 고용 강화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연말 이전 내수 부양을 위한 정책금리와 LPR 하향 조정 여지가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4분기 중 LPR과 지급준비율을 각각 10bp, 50bp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하며, 10월 당 전회가 정책 변화의 핵심 관찰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