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인공지능 분야 투자 확대 방침을 공식화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융밍 알리바바 최고경영자는 24일 항저우에서 개최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기존에 계획했던 3천800억 위안(약 74조5천억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추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우 CEO는 "업계 발전 속도와 AI 인프라 수요가 예상을 훨씬 상회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3천800억 위안 투자에 더해 추가적인 자본 지출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월 딥시크의 경제적 AI 모델 성공으로 중국 기술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발표했던 당초 계획을 뛰어넘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추가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사업부는 컴퓨팅 파워부터 AI 모델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풀스택 AI 서비스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 CEO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종료가 아닌 새로운 출발점"으로 정의하며, 이 기술이 기존 업무의 80%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초인공지능(ASI) 시대가 도래하면 슈퍼 과학자와 엔지니어 집단이 등장해 기후변화, 의료, 에너지 등의 난제를 혁신적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AI 컴퓨팅 인프라 부문에 향후 5년간 4조 달러(약 5천590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최종적으로 5~6개의 초대형 컴퓨팅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알리바바가 그 중 하나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조개 이상의 매개변수를 갖춘 신규 대규모언어모델 '큐원3-맥스'가 공개됐다. 알리바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AI 모델로, 코드 생성과 자율형 에이전트 기능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됐다.
글로벌 확장도 가속화한다. 브라질, 프랑스, 네덜란드에 첫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한국, 일본, 멕시코, 말레이시아, UAE 등에도 추가 데이터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2032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을 10배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투자 확대 소식에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9% 이상 급등하며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누적 상승률은 110%를 넘어섰다. 여기에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운용하는 아크자산운용이 4년 만에 알리바바 주식 1630만 달러어치를 매수했다는 소식도 상승 동력을 더했다.
알리바바의 AI 전환 전략은 실제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AI 관련 제품 수요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했으며, AI 관련 제품은 8분기 연속 세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올해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32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