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한일협력 강화해야…야스쿠니는 외교갈등 대상 아냐"

2025.09.24
다카이치 "한일협력 강화해야…야스쿠니는 외교갈등 대상 아냐"

일본 자민당 총재 후보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24일 차기 총리로서의 외교 방향을 제시하며,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외교적 갈등의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는 기존 신념을 재확인했다.

도쿄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일본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다카이치 후보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의향을 묻는 질문에 "조용하고 적절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직답을 피했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외교적 쟁점으로 발전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단언했다.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후보는 야스쿠니신사를 "전사자 추도의 핵심 장소"라고 규정하며, "희생자들을 어떻게 기리고 평화를 염원할지에 대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발언이 대외관계에 미칠 충격을 염두에 두겠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작년 총재 경선 당시 "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참배 지속 의사를 명확히 표명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보다 신중한 어조를 보였다. 그는 "당시에는 아직 총리직에 오르지도 않았는데 그런 언급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북한-중국-러시아의 결속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유대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한미일, 미일필리핀 간 공조체제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양국 간 문화적 교류가 활발하고 조선업 등에서는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제보안과 국방 영역에서 염려할 부분들이 존재한다"면서도 "진솔한 대화를 반복하는 자세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후보는 각료 재임 시절 매년 종전기념일과 춘추 대제 때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보수층의 결집된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자민당 내부에서는 그가 총리로서 참배를 강행할 경우 한국, 중국과의 외교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는 10월 4일 실시될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그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새 총재는 10월 중순 이후 총리 지명선거를 통해 차기 일본 총리로 선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