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마추픽추 버스 운영권 갈등, 관광객 900여명 철로차단 시위에 발묶여

2025.09.17
페루 마추픽추 버스 운영권 갈등, 관광객 900여명 철로차단 시위에 발묶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페루의 고대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에서 지역 주민들의 항의시위가 벌어지면서 방문객들이 대량으로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데실루 레온 페루 관광부 장관은 16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철도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최소 900여명의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발표했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응급 대피 작업을 통해 약 1400명의 관광객을 안전지역으로 이송했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방문객들이 현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번 사태는 마추픽추 접근을 위한 셔틀버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투명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마추픽추 관광은 일반적으로 산 기슭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마을까지 열차로 이동한 후, 그곳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유적지까지 올라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존 버스 운영사의 허가 기간이 종료되면서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외지 업체가 지역의 핵심 수익원을 독점할 가능성에 대해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페루 철도공사 등 운영기관들은 시위 참가자들이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구간의 철로 위에 나무줄기와 암석 등을 적재해 열차 통행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보고했다. 전날 밤 관광객 수송을 위해 임시로 철도 운행을 재개하려던 중 시위대와 치안당국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경찰관 1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레온 장관은 지방자치단체와 노동단체 대표들과의 협의를 통해 타협점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해발 2430미터 고지대에 15세기 잉카제국이 건설한 이 고대도시는 매일 평균 4500명의 관광객이 찾는 페루 최대의 관광명소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이해관계와 연관된 집단행동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2023년 1월에도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확산된 사회적 혼란으로 인해 마추픽추가 임시 폐장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