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콘서트 잇달아 무산에도 중국 "양국 문화교류 이견 없다"

2025.09.17
K팝 콘서트 잇달아 무산에도 중국 "양국 문화교류 이견 없다"

이달 중국에서 개최 예정이던 케이팝 콘서트들이 연이어 무산되거나 미뤄진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은 한중 양국의 문화교류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연예산업계의 중국 시장 진출에 여전히 제약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중한 양국 간 건전하고 유익한 문화교류에 대해 이견이 없다는 것이 중국측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최근 발생한 한국 아티스트들의 중국 공연 2건 연기·취소 사태에 대해서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한국 대표 케이팝 콘서트인 '드림콘서트'는 이달 말 중국 하이난성 싼야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4만 관중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무기한 미뤄졌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국내 최장기간 지속된 케이팝 콘서트로, 주최측이 향후 개최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기 상태다.

아울러 13일 개최 예정이었던 걸그룹 케플러의 푸저우 콘서트도 불가피한 여건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취소 처리됐다.

이러한 공연들의 개최 발표는 10년간 지속돼온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연이은 무산으로 중국 진출의 현실적 어려움을 재확인시켰다. 중국은 2016년부터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반발로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에 대한 비공식적 제재조치인 한한령을 실시해왔다.

중국에서 열린 마지막 대규모 케이팝 공연은 2016년 빅뱅 월드투어였으며, 드림콘서트가 실제 개최됐다면 한한령 완화의 비공식적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았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한령을 발표한 바 없어 별도의 해제 선언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 콘서트에 대한 벽은 여전하지만 팝업스토어나 2선 도시에서의 팬미팅 같은 소규모 행사는 허용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블랙핑크 팝업스토어가 상하이, 선전, 우한, 청두, 베이징 등 중국 5개 도시 주요 쇼핑몰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됐다.

블룸버그는 "이는 중국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해 신중하고 선택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케이팝이 세계적 문화현상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중국 시장 접근이 제한되자 중국 팬들이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역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9월 말부터 실시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정책이 이러한 역방문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0월 말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를 계기로 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