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부인 성별 논란에 마크롱 부부, 미 법정에 과학적 증거 제시

2025.09.20
프랑스 영부인 성별 논란에 마크롱 부부, 미 법정에 과학적 증거 제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성별을 둘러싼 허위 주장에 맞서 과학적 증거 자료를 미국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가 18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보수 성향 유튜버 캔디스 오웬스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의 일환으로, 오웬스가 브리지트 여사가 원래 남성이었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반복적으로 유포한 데 따른 것이다.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오웬스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브리지트 여사가 '장 미셸 트로뉴'라는 남성명으로 출생했다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허위 내용을 지속해서 퍼뜨렸다.

마크롱 부부의 법률 대리인인 톰 클레어는 BBC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전문가 증언을 포함한 과학적 성질의 자료들이 재판부에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브리지트 여사의 임신 당시 모습과 육아 과정이 담긴 사진들도 법정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클레어 변호사는 "그러한 사진 자료들이 실제로 존재하며, 법정의 규정에 따라 제시될 예정"이라며 "부부는 이러한 주장들이 전반적으로나 세부적으로나 거짓임을 충분히 입증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브리지트 여사가 이런 근거 없는 의혹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진실 규명을 위해서라면 사적인 자료 공개의 불편함도 감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웬스는 브리지트 여사에 대한 성전환 주장 외에도 마크롱 대통령과 영부인이 실제로는 혈족 관계라는 억측과 함께, 대통령 본인이 미국 CIA의 인체실험이나 정부 차원의 심리조작 계획의 결과물이라는 황당한 이론까지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지난 7월 오웰스가 "거짓 정보를 계속해서 유포하여 개인의 명예와 사생활에 중대한 손상을 가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반면 오웬스 측 변호인단은 소송 기각 신청으로 맞서고 있으며, 당시 발언을 사실로 믿었고 표현과 정치적 비판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성별 관련 음모론은 2021년 프랑스 블로거들에 의해 처음 제기된 바 있다. 당시 마크롱 부부는 명예훼손 소송에서 1심 승소했으나, 올해 항소심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한 무죄 판결을 받아 현재 상고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19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통화에서 오는 22일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그는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지역의 긴박한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안보와 평화 염원을 실현하는 종합적 평화 방안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3일부터 29일까지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일반토론에 앞서 22일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으로 팔레스타인 사안의 평화적 해결과 2국가 방안 실현을 주제로 한 고위급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