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대한민국 헌법 읽어보라, 이재명 대통령께 한 말 아니다"

2025.09.19
문형배 "대한민국 헌법 읽어보라, 이재명 대통령께 한 말 아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최근 논란이 된 "대한민국 헌법을 읽어보시라"는 발언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에 나섰다. 18일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에 출연한 문 전 권한대행은 "당시 사회자 질문이 여의도 논쟁에 관한 것이었다"며 "국회에서 벌어지는 논쟁을 두고 발언한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앞서 17일 SBS 라디오에서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 중 어느 쪽이 우위냐'는 질문을 받은 문 전 권한대행은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며 "우리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이 대통령의 '선출 권력 우위론'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정치권에 파문이 일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자기들 입장에 제 말을 그냥 끼워넣었다고 본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돌려보면 질문자가 '여의도에서 논쟁이 한창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며 "여의도는 국회를 가리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내란특별재판부를 둘러싼 합헌·위헌 논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문 전 권한대행은 "민주당은 합헌이라 하고 국민의힘은 위헌이라 주장한다"며 "결국 헌법재판소로 갈 수밖에 없고, 헌재는 헌법에 기초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 조항에 근거해 주장을 펼치면 논의가 훨씬 생산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법부 불신 문제와 관련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을 언급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모든 사단이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서 비롯됐다"며 "법리상 의문점이 있어 보통항고를 통해 상급심에서 시정 여부를 판단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담당 재판부를 향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담당 재판부가 국민 불신을 고려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른 많은 권한을 갖고 있으니 그 권한을 행사하라"고 말했다.

사법개혁 논의에 대해서는 개별 재판부 문제와 제도 개선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사법개혁은 제도 문제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개별 재판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제도 개혁을 논의하면 겉돌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는 제도론을 차분하게 가져가야 하고, 개별 재판부도 사법 독립만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법이 불신받고 있으면 그것을 해소할 책임도 해당 재판부에 있다"고 양측 모두에게 당부했다.

한편 문 전 권한대행은 이날 방송을 마지막으로 시사 프로그램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려고 방송에 나왔는데 제 발언이 논란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 같다"며 "가족과 지인들도 그만 나오라고 해서 시사 방송은 이제 그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 서열이 불편하신가"라며 반박했고, 김민석 국무총리의 형인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도 "헌법을 다시 읽어야 할 사람은 문형배"라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