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AI는 새끼 호랑이, 맹수 될수도 케데헌 '더피' 될수도"

2025.09.25
이 대통령 "AI는 새끼 호랑이, 맹수 될수도 케데헌 더피 될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정상으로는 사상 최초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토의를 주재했다. 한국이 9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으면서 성사된 이번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AI와 국제평화·안보'를 의제로 채택하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제프리 힌튼 교수의 표현을 인용해 "'현재 AI는 새끼 호랑이와 같다'는 말이 생각난다"며 "이 새끼 호랑이가 우리를 위협하는 사나운 맹수로 자랄지, 아니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더피'가 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칼이 요리사 손에 들어가면 행복을 만드는 도구가 되지만, 강도 손에 들어가면 위험한 무기가 되듯 AI 역시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이 기술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I 기술의 양면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적절히 활용한다면 저성장과 고물가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의료·교육·식량 문제의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대비 없이 끌려간다면 심각한 기술 격차로 인해 '철의 장막'을 뛰어넘는 '실리콘 장막'이 형성돼 전 지구적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AI 시대를 기회로 전환하는 유일한 방법은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책임감 있는 활용'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만약 전문가들이 우려하듯 AI가 인류를 위험에 빠뜨린다면, 그것은 우리가 이런 거대한 변화에 적합한 공동 규범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보 분야에서 AI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잘 운용하면 대량살상무기 확산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갈등 예방과 평화 유지에 탁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도 "통제를 잃는다면 가짜 정보 범람, 테러와 사이버 공격 급증으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글로벌 책임국가로서 AI가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수단이 되도록 국제 협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경주에서 개최될 APEC 정상회의에서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을 추진 중이라며 "기술 발전의 성과를 함께 나누는 'AI 기본사회', '모두를 위한 AI'가 새 시대의 표준이 되도록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AI가 야기할 문명사적 대변혁 앞에서 인류는 오랜 시간 지켜온 보편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주어진 시대적 임무를 외면하지 말고 AI가 가져올 변화를 인류 재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