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 대사대리, 경주 APEC서 한미 정상회담 성사 예고

2025.09.17
주한미국 대사대리, 경주 APEC서 한미 정상회담 성사 예고

조셉 윤 주한미국 대사대리가 17일 내달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재단·주한미군전우회 공동주최 '한미동맹 콘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지난 달 양국 대통령이 성공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으며, 경주 APEC에서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최고 리더십부터 실무진까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출석이 공식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윤 대사대리의 이번 언급은 미국 측의 참가 의지를 강하게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언론인 간담회에서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방한을 기대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을 내놨다.

윤 대사대리는 양국 동맹 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과 함께 경제·과학·기술 분야의 긴밀한 협력을 원한다"며 "한미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 평화와 번영, 안보 증진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동맹은 이제 새로운 위협과 현실에 부응해 적응하고 발전해야 한다. 이는 매우 중대한 과제"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양국이 논의 중인 '동맹 현대화' 방안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 등에서 한국의 뛰어난 전문 역량을 미국이 인정하고 있다고 밝힌 윤 대사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업 분야 한미 협력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며 "산업간 협력 확대를 통해 미국 제조업 재생과 해양 역량 강화, 일자리 창출, 양국 발전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적 교류의 중요성도 부각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 규모 3위국이며, 이들이 미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학의 한국어 프로그램도 지속 증가하고 있어 양국민의 유대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착상태인 관세 협상 문제의 경우 APEC 기간까지 진전이 없을 시 양국 정상의 직접 만남이 해법 모색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방비 분담금 증액 규모 결정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북미 대화 재개 시 공동 대응 전략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APEC 참석을 확정짓는 협의를 진행함에 따라, 경주에서 한국·미국·중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6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