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전고체전지 상용화 핵심 기술 '고체전해질막' 개발 성공

2025.09.23
ETRI, 전고체전지 상용화 핵심 기술 고체전해질막 개발 성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인 전고체전지의 실용화를 대폭 앞당길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다고 23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수한 이온전도성을 지닌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 정밀 레이저 가공 지지체를 접목하여 박막이면서 유연성을 갖춘 동시에 광범위한 면적의 제조가 가능한 고체전해질막 기술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던 액상 전해질을 비연소성 고체 소재로 치환한 혁신적인 전지 기술이다. 화재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안전성이 뛰어나며, 대용량 에너지밀도를 구현하는 리튬 금속 음극의 적용이 가능해 보다 많은 전력을 축적할 수 있는 장점을 보유한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에서는 수백 마이크로미터 규모의 두터운 펠릿 타입 고체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도리어 감소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반면 고체전해질의 두께를 줄일 경우에는 기계적 견고함이 현격히 저하되어 넓은 면적의 양산이 곤란한 제약사항이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레이저를 이용해 세밀한 기공을 생성한 지지체 표면에 고체전해질 슬러리를 도포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27마이크로미터 수준의 극박 고체전해질막을 구현하는 동시에 기존 독립형 구조 대비 13배 이상 개선된 인장강도를 달성했다.

특히 폴리머 필름 또는 금속박 소재를 지지체로 활용함으로써 기계적 견고성과 이온전도도를 모두 충족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연구진은 또한 상업용 리튬이온전지 생산라인에서 활용되는 코마 코터 장비를 적용하여 롤 형식의 고체전해질막 제작에도 성공했다. 이로써 롤투롤 제조공정과의 완전한 호환성을 증명하며 실제 대량생산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시험 평가에서 새로 개발된 고체전해질막을 탑재한 전고체전지는 종래 펠릿형 전해질과 비교해 6배에 달하는 높은 에너지밀도를 기록했으며, 상온 환경에서도 우수한 충전 및 방전 순환 성능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추가적으로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해 지지체의 기공 배치와 구조, 균일성이 기계적 특성과 전기화학적 성능에 끼치는 효과를 분석하고 향후 개선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강석훈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체전해질막의 기계적 내구성과 이온전도도를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전고체전지 실용화의 핵심 과제였던 얇고 유연한 분리막 수준의 고체전해질막 광범위 제조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영기 스마트소재연구실장은 "이번 성과는 실제 배터리 대량생산 공정에 적용 가능한 기반 기술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 전극 계면 안정화 기술과 바이폴라 구조 배터리 적용 가능성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영기 실장과 연세대학교 이용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강석훈 선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하여 진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 '스몰(Small)'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