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 안전 확보 위한 '위험 예측지도' 개발...재해 대응 기술 본격화

2025.09.24
발밑 안전 확보 위한 위험 예측지도 개발...재해 대응 기술 본격화

국내에서 지하시설 노후화와 대형 공사 증가로 지반침하 사고가 지속 발생하는 가운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과학기술 기반의 종합적 재해 예방 체계 구축에 나섰다.

건설연은 24일 경기 고양 본원에서 개최한 미디어 행사에서 재난·건설재해 안전 프로젝트팀의 4대 핵심 분야 대응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이 프로젝트팀은 44명의 박사급 전문가로 구성되어 지반침하, 도시침수, 건설사고, 화재 등 주요 재해 분야에 집중 대응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에서 총 957건의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건설연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측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개발된 시스템은 30년 이상 노후화된 지하 인프라를 시각적으로 표시하며,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지역별 위험도를 산출한다. 지도상에서 격자를 클릭하면 해당 구역의 지하시설 밀집도와 노후 정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강재모 지반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지반침하 사고의 근본 원인인 지하시설 노후화와 대규모 지하공사가 각각 다른 법규와 관리체계를 갖고 있어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원인별 맞춤형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시침수 대응 분야에서는 극한 강우 증가에 따른 침수 피해 확산에 대비해 3D 디지털트윈 기술을 접목한 예측 모형을 구축 중이다. 2020년대 극한호우 발생 횟수가 연평균 22.3회로 1970년대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현실을 반영한 대응책이다.

김형준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수석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량 증가와 치수능력 초과로 도시침수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 디지털트윈 연계기술 개발 완료를 통해 홍수위험정보의 체감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연은 현재 국내 열수송관의 60%에 적용 중인 데이터 기반 위험예측 시스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기상정보를 실시간 반영하는 통합 관리체계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또한 휴대전화 전파 감지를 통한 매몰자 구조 기술, AI 시뮬레이션 기반 공사 붕괴 위험 예측 기술도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최창호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의 97%가 과학기술 연구개발이 재난안전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알림서비스와 안심지도 개발을 통해 사전 예방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재해 예방 연구개발 투자는 수억원 수준이지만 인명피해 발생 시 사회적 손실은 수조원에 달한다"며 "임기 내 최소 50명 이상의 인명피해 감소를 목표로 국민 체감형 연구성과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