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거대한 '열린 극장'으로 변신…200m 프로젝션 매핑의 빛과 소리 판타지

2025.09.18
숲이 거대한 열린 극장으로 변신…200m 프로젝션 매핑의 빛과 소리 판타지

도심 속 공원이 첨단 기술과 만나 웅장한 스크린으로 탈바꿈하는 장관이 곧 펼쳐진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의 이진준 아트앤테크놀로지센터장이 연출하는 미디어아트 무대 '시네 포레스트: 동화'가 19일부터 21일까지 연속 3일간 저녁 7시 30분 경기 성남 분당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상연된다.

2025 성남페스티벌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이번 작품은 자연 환경을 활용한 전례 없는 규모의 영상 투사 예술을 선보인다. 공원 내 수목과 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총 200미터 길이의 파노라마 영상 무대를 조성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일이다.

공연의 중심 서사는 '별이 된 거인'이라는 창작 이야기에 기반한다. 천상을 수호하던 거대한 존재가 빛을 상실한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광채를 전해주다 결국 스스로 별자리가 된다는 내용으로,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순수함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무대 구현을 위해 올림픽 개막식에 견줄 만한 대규모 장비가 투입된다. 16대의 초고해상도 영상 투사기와 고출력 레이저 시설, 인공 연무 장치 등 다양한 특수효과 설비가 동원되어 밤의 공원을 몽환적 공간으로 재창조한다. 삼차원 가우시안 스플래팅 기법으로 공원 전체를 디지털화하고, 인공지능 음성 생성 기술과 가상현실 시뮬레이션을 연출 전반에 적용해 현실과 디지털의 경계를 흐린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천 명에 달하는 시민 합창단의 참여다. 65인 관현악단과 AI 에이전트가 협력한 시민들의 음성이 공간 입체음향으로 공원 전체를 감싸며, 거인의 음성과 도시에서 수집한 빛과 소리, 자연의 바람과 물소리, 곤충의 울음소리가 어우러져 완전한 청각적 몰입을 창조한다.

관람객들은 실제 숲 환경에 머물면서 동시에 영상 속 세계에 존재하는 듯한 독특한 체험을 하게 된다. 현실과 가상이 교차하는 이러한 '경계 영역의 시공간 경험'은 이진준 감독이 지난 20년간 집중 연구해온 예술적 주제이기도 하다.

연출을 맡은 이진준 감독은 "미디어아트의 단순한 전시를 뛰어넘어 자연환경과 도시공간, 첨단기술과 인간의 감성이 조화롭게 융합되는 오감만족의 체험공간을 구현하고자 한다"며 "전통 산수화를 연상시키는 미디어 진경의 파노라마 안에서 관객의 모든 움직임과 호흡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는 특별한 순간을 함께 나누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연에 관한 상세 정보는 2025 성남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