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자카르타에서 동시에 펼쳐진 한국-인도네시아 교류 행사들이 양국 관계 증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문화와 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다각적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두 나라 간 파트너십이 한층 깊어지는 모습이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20일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개최한 '2025 인도네시아 페스티벌: 파라다이스로의 여정'은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문화적 매력을 한국 시민들에게 생생히 전달하는 장이 되었다. 매년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만디리 은행과 샤리아 뱅크 인도네시아의 후원 하에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무료로 진행되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인도네시아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축제장에는 다양한 테마존이 마련되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푸드존에서는 나시고렝 볶음밥과 사떼아얌 닭고기꼬치, 바나나 튀김 같은 대표적인 인도네시아 요리부터 첸돌빙수와 아이스 블루버터플라이피 같은 독특한 음료까지 현지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누산타라존에서는 인도네시아 중소업체들이 제작한 전통 직물과 라탄백, 목조 인형 등 정교한 수공예품들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한인도네시아유학생회가 운영하는 체험 부스에서는 베켈, 엥클렉, 엥그랑 등 전통 놀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특별 무대에서는 가믈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레옥 포노로고 민속 무용 등 전통 예술 공연이 펼쳐졌고, 인도네시아 팝계의 아이콘 아르만 마우라나의 라이브 공연이 하이라이트로 진행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체쳅 헤라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이번 축제는 서울 한복판에서 인도네시아의 참모습을 만나보는 특별한 기회"라며 "자연과 문화, 인간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진정한 천국 같은 나라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끼시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러한 행사가 공동체 의식을 구현하는 동시에 양국 국민들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아세안 공동체의 결속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 교류와 병행하여 양국 간 기술 협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인도네시아 국가사이버암호청과 공동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자카르타에서 '한국-인도네시아 정보보호 파트너십 데이'를 19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발표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양국의 정보보호 분야 협력은 지난 10년간 전략 거점 운영과 전문 인력 육성, 아세안 연합 프로젝트 등을 통해 견고한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행사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사이버보안 공동 대응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고 비즈니스 영역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행사에는 인도네시아 정부 기관과 국영 기업, 금융 및 유통 업체 관계자들과 한국의 보안 전문 기업 담당자들을 포함해 총 120여 명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특히 국내 보안 업체 11곳이 참여하여 자사의 첨단 기술과 솔루션을 현지에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데이터 및 시스템 보안 영역에서는 기원테크, 마크애니, 엔피코어, 스틸리언, 위즈코리아 등 5개 업체가, 접근 제어와 인증, 통합 보안 운영 분야에서는 앨에스웨어, 옥타코, 파이오링크, 쿼드마이너, 라온시큐어, 스마트엠투엠 등 6개 기업이 각각 혁신적인 기술력을 선보였다. 현지 기관 및 기업들과의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도 병행되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다.
이상중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은 "인도네시아가 디지털 혁신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뛰어난 보안 기술이 현지의 사이버보안 역량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K-사이버보안이 국제 무대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문화적 교감과 기술적 협력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관계는 보다 포괄적이고 심화된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다. 양국은 이러한 다층적 협력을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 공동 번영의 토대를 더욱 견고히 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