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개시…소상공인 매출증가 효과 확인, 하지만 현장 반응은 엇갈려

2025.09.22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개시…소상공인 매출증가 효과 확인, 하지만 현장 반응은 엇갈려

정부가 22일부터 전국민 9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씩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에 나선 가운데, 앞서 실시된 1차 지원금이 영세 자영업자들의 매출 회복에 실질적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체감 효과에 대한 시각이 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진성준 의원이 국내 주요 8개 카드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차 쿠폰 지급 이후 2주간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체들의 카드 결제액이 이전 대비 26.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사업장의 증가폭(13.6%)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이 돌아간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 분석에서는 학원과 안경점이 각각 104.0%, 102.3%의 두 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전통시장(48.5%), 동네마트(40.4%), 미용실(34.3%)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업종들에서 고른 상승세가 확인됐다.

하지만 실제 현장 상황은 다소 복합적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백반집 사장은 "단골들이 쿠폰으로 계산하는 정도였을 뿐 폭발적인 손님 증가는 없었다"며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인근 미용실 운영자 역시 "염색이나 펌 등 고액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지는 않아 큰 기대감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안경점 업계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안경점주는 "평소 미뤄왔던 구매를 이번 기회에 결정하는 고객들이 있었다"며 "특히 고령층에서 '이참에 눈 건강을 챙기자'는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관련 업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편의점 운영사인 GS리테일은 외국인 관광객 결제수단 확대 특수까지 더해져 주가가 상승했지만, BGF리테일은 소폭 하락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도 1차 때 일시적 주문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속성에 대한 의문으로 2차 지급일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 통계에서는 소비 활성화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7월 110.8에서 8월 111.4로 올라 7년 7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경기동향지수도 상당한 개선세를 나타냈다.

한편 1차 지급 당시 전체 대상자의 98.9%가 신청했지만 약 56만명은 끝내 수령을 거부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포퓰리즘 정책 거부 운동'이 벌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물가만 높이고 서민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정책"이라며 수령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이 경기침체 상황에서 마중물 역할은 했지만 장기적 효과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소득 및 고용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기 소비 진작 효과는 확인됐지만 여기서 그치면 물가 상승만 남을 수 있다"며 "실질소득 향상이 동반돼야 소비 동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작되는 2차 지급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일회성 부양책을 넘어 지속가능한 민생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