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기차 점유율 최고 기록, 신차 5대중 1대 '전기차 선택'

2025.09.21
8월 전기차 점유율 최고 기록, 신차 5대중 1대 전기차 선택

지난 8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8월 전국에서 신규 등록된 승용차 12만6787대 가운데 전기차가 2만3269대를 기록해 18.4%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된 2020년 이후 월별 통계상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기차 누적 등록 점유율은 12.7%에 도달했다. 이는 연도별 기준으로 처음 두 자릿수 진입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2020년 2.4%에서 시작된 전기차 점유율은 2022년 9.8%까지 급상승했으나, 일시적 수요 침체 현상인 캐즘 영향으로 2023년 9.3%, 작년 9.0%로 9%대 정체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매달 10%를 상회하는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의하면 8월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는 1만855대로 전체 수입 신차의 39.9%를 점유했다. 이는 가솔린 차량 판매량 2744대(10.0%)의 거의 4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수입차 구매자 10명 중 4명이 전기차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부문 전기차 점유율은 올 초 10~20% 수준에서 5월 33.8%로 급등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전기차 시장 확대 배경에는 완성차 업계의 다양한 신모델 투입이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그룹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친환경 정책에 맞춰 국내외 시장에 전기차 라인업을 지속 확충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를 비롯한 신규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며 시장 파이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 20만대 돌파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8월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가 이미 14만1986대에 달해 연말까지 20만대 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모델 출시와 충전 인프라 개선, 주행거리 향상 등이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자동차 구매 수요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동차 금융 이용률이 높은 특성상 금리 하락이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시장 전반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관세 부담 증가와 보조금 축소 등 부정적 요인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신중한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전기차 보급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조기 소진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40억원을 확보해 525대를 추가 보급하기로 했다. 이는 예상보다 빠른 전기차 수요 증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전국적인 전기차 확산세를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