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모펀드 운용업체 MBK파트너스가 국민연금공단의 홈플러스 관련 투자손실 우려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연금이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투자한 금액의 절반 이상을 이미 회수했으며, 블라인드펀드를 통한 투자에서는 2배 넘는 수익을 거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3일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홈플러스 관련 특별목적 펀드를 통해 RCPS에 총 5826억원을 출자했다. 지난 10여년간 배당 등의 방식으로 3131억원을 회수해 투자원금의 53.7%를 이미 돌려받은 상태다. 현재 미회수 잔액은 2696억원으로 집계됐다.
MBK 측은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글로벌 연기금들의 특별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약 2조1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투자가 이뤄졌다"며 "당시 홈플러스는 연간 EBITDA가 8000억원에 달하는 안정적 현금창출력으로 연기금들이 선호하는 투자대상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RCPS 투자 과정에서 MBK가 수취한 수수료는 1억원에 불과해 투자규모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MBK의 3-2호 블라인드펀드에도 참여했다. 이 펀드는 홈플러스 보통주뿐만 아니라 오렌지라이프, 두산공작기계, 아펙스로지스틱스 등 7개 이상 회사에 분산투자했다. 국민연금은 홈플러스 보통주 투자분 295억원을 포함해 해당 펀드에 총 1575억원을 투입했으나, 현재까지 3400억원을 회수해 원금 대비 약 2.2배의 성과를 올렸다.
최근 MBK가 홈플러스의 인가 전 기업결합을 위해 보통주 2조5000억원을 무상소각하기로 하면서, 국민연금의 홈플러스 보통주 투자금 295억원은 완전손실 처리될 예정이다. 그러나 MBK 관계자는 "홈플러스를 제외한 나머지 투자종목들의 우수한 성과 덕분에 국민연금의 3-2호 펀드 전체 수익률은 여전히 원금의 2배를 상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2025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MBK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을 약 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MBK가 홈플러스의 우량 매장을 매각 후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단기 현금을 확보한 뒤 고배당을 실시해 결과적으로 홈플러스가 올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진입하게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부문에서 책임투자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주식·채권 위탁운용사 선정 시 ESG 평가를 통한 가산점 제도를 운영하지만, 사모펀드를 포함한 대체투자 영역에는 이러한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지속가능성보다 단기 수익률에 치중하는 운용사들이 국민의 노후자금을 다룰 수 있었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대체투자 분야에도 책임투자 가점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