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전신발작 임상3상서 적응증 확대 '청신호' 받아

2025.09.16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전신발작 임상3상서 적응증 확대 청신호 받아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가 출시 4년 만에 분기별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하며 한국산 혁신 신약의 글로벌 성과를 입증했다. 더불어 전신발작 뇌전증에 대한 임상 3상에서도 획기적인 결과를 도출해 적응증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해 2분기 엑스코프리 매출이 1541억원(약 1억1084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수치로, 2020년 미국 시장 출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해온 결과다. 이로 인해 회사의 전체 2분기 매출도 1763억원으로 31.6% 상승했다.

미국 내 직접 판매 전략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미국 현지 완전 독립 판매 체제를 구축했다. 자체 영업 조직 운영부터 물류 관리, 보험회사 협상까지 직접 담당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마케팅 활동 확산과 환자 수 증가, 보험 적용 범위 확장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보험 등재율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출시 초기 민간보험 일부 환자에게만 제한 적용되던 급여 범위가 메디케어와 주요 상업보험으로 확대되며, 2020년 7월 50%대에서 같은 해 12월 90%대까지 상승했다. 총처방건수 역시 올해 상반기에만 3만9478건으로 작년 전체 실적을 넘어섰다.

특히 세노바메이트의 신규 적응증 확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청소년 및 성인 대상 일차성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 치료를 위한 임상 3상에서 긍정적 톱라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동시에 공개했다. 미국과 한국 포함 12개국 122개 기관에서 12세 이상 환자 16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에서 PGTC 발작 빈도가 세노바메이트 투여군에서 71.9%, 위약군에서 39.6% 감소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PGTC 발작은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전신발작 형태로, 발작 관련 부상과 뇌전증 돌연사 위험을 높이는 심각한 질환이다. 그러나 현재 승인된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이번 임상 성과는 미충족 의료 필요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이상반응이 경도에서 중간 정도 수준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내약성을 입증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FDA에 PGTC 적응증 추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12월 개최되는 2025 미국뇌전증학회에서 상세한 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파트너사 안젤리니파마를 통해 온투즈리라는 명칭으로 23개국에서 판매 중이며, 용역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오노제약은 연내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합작회사 이그니스테라퓨틱스와 협력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적응증 확대가 실현되면 환자군 확대와 보험 적용 확장이 동시에 이뤄져 매출 외연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회사가 목표로 하는 2029년 블록버스터 의약품(연매출 10억달러) 달성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성과는 후속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위한 투자 기반이 되고 있다. 회사는 방사성의약품과 단백질분해유도제 등 신규 온콜로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유로파마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치료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세노바메이트는 출시 후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 신약으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며 "이번 임상 성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광범위한 약효가 입증된 만큼 글로벌 항경련제 시장에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