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10곳 중 4곳 추석 앞두고 자금난 호소…"평균 4770만원 부족"

2025.09.25
中企 10곳 중 4곳 추석 앞두고 자금난 호소…"평균 4770만원 부족"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국내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중소기업 8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 응답 업체의 37.9%가 작년 동기 대비 자금 여건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반면 '순조롭다'고 답한 곳은 18.5%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는 주된 요인으로는 매출과 판매 실적 저조(64.0%)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뒤이어 원재료 및 부재료 비용 급등(33.7%), 임금 상승 부담(24.4%), 매출채권 회수 지체(17.5%) 등이 경영진들을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올해 추석 시즌을 위해 평균 1억9780만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실제 확보 가능한 금액과의 격차는 기업당 평균 477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자금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업체들은 거래처 대금 지불 지연(40.4%), 미수금 조기 수금(30.8%), 은행권 대출 활용(30.5%)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을 통한 자금 확보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대출 여건이 전년 같은 시기보다 까다로워졌다는 응답이 26.6%로, 수월해졌다는 답변(14.1%)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출 한도 제약(56.0%), 재무상태표 중심의 엄격한 심사(42.0%), 고금리 부담(39.2%) 등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경영 여건 악화는 직원들의 명절 보너스 지급에도 직격탄을 가하고 있다. 추석 상여금 지급 예정이라고 답한 기업은 절반을 조금 넘는 50.6%에 머물렀고, 지급하지 않겠다는 곳이 33.0%나 됐다. 상여금을 주기로 한 업체들의 지급 규모는 기본급 대비 25.2%(정률 방식) 또는 78만3000원(정액 방식) 수준으로 나타났다.

명절 연휴 운영 계획에서도 중소기업들의 어려운 현실이 엿보인다. 응답 기업의 55.6%가 법정 추석 휴일 외에는 별도로 쉬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추가 휴무일은 평균 0.95일로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매출 규모 10억원 미만부터 200억원 이상까지, 그리고 종업원 수 10명 미만부터 50명 이상까지 다양한 규모의 제조업체와 비제조업체 각각 400곳씩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수많은 중소기업이 매출 감소와 금융 비용 증가로 인한 이중고를 겪으면서 필요 운영자금의 상당 부분을 조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명절자금 43조원 공급과 대출·보증 기간 연장 등의 정책이 현장에서 차질없이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