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 공개…국내 금융권도 적극 협력 모색

2025.09.20
구글 AI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 공개…국내 금융권도 적극 협력 모색

구글이 AI 에이전트가 달러 연동 디지털화폐로 자동 거래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발표하면서, 국내 금융업계도 관련 기술 도입과 사업 협력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까지 가세한 디지털화폐 결제 시장에서 한국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현지시간 18일 더블록에 따르면 구글은 코인베이스, 세일즈포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60개 기업과 손잡고 AI 에이전트 전용 디지털화폐 결제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 선보인 '에이전트 투 에이전트(A2A)' 기술에 디지털화폐 거래 기능을 더한 것으로, 서로 다른 AI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한 자동화된 상거래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제임스 트로만스 구글 클라우드 웹3 부문 책임자는 "이번 시스템은 처음부터 기존 금융망과 디지털화폐를 동시에 지원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AI가 일상의 쇼핑, 중개,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가상자산이 투자 대상을 넘어 기업 간 신뢰할 수 있는 거래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AI 기반 자율 거래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버추얼 프로토콜의 AI 인플루언서 '루나'는 콘텐츠 기획부터 음악 생성, 영상 편집까지 다른 AI와 협업해 사람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한다. 실제로 작년 말 루나가 SNS에서 또 다른 AI인 '스틱스'에게 이미지 제작을 의뢰하고 토큰으로 대가를 지불하는 장면이 시연되기도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더리움 재단도 '탈중앙 AI' 팀을 신설해 AI와 블록체인 융합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관련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AI가 결제 주체로 나서면서 새로운 규제 과제들이 부상하고 있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기존 금융법규가 '기계의 행위'에 어떻게 적용될지, 본인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어떤 단계에서 집행할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실제 사용자의 신원 추적 체계와 미성년자·고령자 등 취약계층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법제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금융권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22일 세계 최대 디지털화폐 발행사 테더의 미국 법인 CEO 보 하인스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은행 중심의 발행 구조보다는 핀테크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철우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는 "해외는 은행과 비은행 모두에 동일한 자본금 요건을 적용해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며 "혁신기업이 '메기'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거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메이드, 카카오, 네이버 등 IT 기업들도 금융권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업비트와의 협력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1500억원의 신규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가 다음 달 발표할 관련 법안이 각 기업의 역할을 확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