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격 급등세에도 한은 보유량 12년간 정체..."전략 재검토 필요" 지적

2025.09.21
금가격 급등세에도 한은 보유량 12년간 정체..."전략 재검토 필요" 지적

국제 황금값이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황금 보유 정책에 대한 재평가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 황금 시세가 약 40% 상승하며 한 돈당 70만원선을 넘어선 상황이다.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은의 황금 비축량은 십여 년간 104톤 수준에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황금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흐름과 상반된 모습이다.

글로벌 황금 축적 현황을 살펴보면 튀르키예가 가장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인다. 2015년 116톤에서 작년 618톤으로 무려 432.8%의 급격한 상승을 기록했다. 폴란드 역시 같은 기간 103톤에서 448톤으로 335% 확대했으며, 브라질은 67톤에서 130톤으로 94% 늘렸다. 이라크와 싱가포르도 각각 81.1%와 73.2%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아시아 주요국의 경우 중국이 2015년 1762톤에서 작년 2280톤으로 29.4% 확대했고, 일본도 765톤에서 846톤으로 10.6% 증가시켰다. 반면 세계 최대 보유국인 미국은 8133톤에서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의 황금 보유 순위는 2013년 세계 32위에서 점차 하락해 작년 38위까지 밀려났다. 한국은행이 황금 매수에 신중한 접근을 보이는 배경에는 안정성과 유동성, 수익성 관점에서의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황금은 주식이나 채권 대비 현금 전환이 용이하지 않고, 단기간 급격한 가격 변동을 보이는 특성 때문에 안정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00년대 초반 황금값 상승기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90톤을 매입했으나 이후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경험한 것도 보수적 자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은석 의원은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 확대와 전 세계적 지정학적 위험 요소 증가 상황에서 외환 보유액 안정화와 안전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한 황금 보유 방침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황금 매수와 금융 억압 정책 부작용 회피를 위한 수요가 계속되는 한 황금 가격 상승 모멘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