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공공임대주택을 용적률 500%까지 확보해 전면 재건축하는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른다. 중산층까지 포함하는 양질의 공공임대·분양 복합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19일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 추가 설명자료를 통해 "연간 약 3개 단지씩 재건축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서울 노원구 상계마들·하계5단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는 강남구 수서(3899가구), 강서구 가양(3255가구) 지역의 노후 공공임대주택도 재건축에 돌입한다.
시범사업 대상인 서울 노원구 하계5단지와 상계마들 단지는 2024년 말 사업승인을 마쳤으며, 현재 거주민 이주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26년 초 공사를 시작해 2029년 완공 후 재입주가 이뤄질 계획이다. 2026년 노원구 중계1단지, 2027년 가양7단지, 수서 주공1단지 등의 사업승인도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사업계획 승인부터 거주민 이주, 신규주택 건설, 입주 완료까지는 대략 4~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재건축 대상 단지 거주민들은 공사 기간 중 인근 공공임대 빈 집이나 매입임대주택에서 임시 거주하게 되며, 완공된 단지를 활용해 후속 재건축 단지 입주자들을 수용하는 순환 방식으로 주거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올해 내 지방자치단체, 사업자 등 관련기관이 참여하는 공공임대 재건축 이주대책 협의체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며, 단지별 상세 이주방안을 마련해 원활한 사업 추진에 주력할 예정이다. 재건축 완료 후 새로 공급되는 주택에는 기존 임대주택 입주자의 재입주를 우선 보장한다.
기존 입주자의 재입주 시 임대료는 현재 연구용역을 통해 검토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기존 임대주택 거주자 대부분이 주거 취약계층인 점을 고려해 재입주 시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재건축 후 신규 분양주택이 공급되는 단지의 경우, 착공 후 1년 내 분양이 가능하다. 2026년 승인 예정인 중계1단지는 2028년부터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다른 단지들도 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공공분양주택을 반영할 예정이다.
중계1단지는 현 계획상 영구임대 882가구에서 통합공급 882가구, 분양 488가구로 총 1370가구 규모로 확대되며,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영국 헤이게이트단지, 싱가포르 피너클 앳 덕스톤, 캐나다 리젠트 파크 재개발 등 오래된 공공주택을 보유한 국가들에서는 보편적인 사업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공공주택 도입·운영 현황이 유사한 일본의 경우, UR(일본도시재생기구)을 중심으로 1986년부터 30년 이상 경과한 16만 가구에 대해 20년간 순차적 재정비를 실시해 9만 4000가구를 신규 공급한 바 있다.
새로 공급되는 임대주택은 통합공공임대로 공급해 중산층 입주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기존 영구임대주택 입주자를 포함한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도 함께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이 동시에 공급되는 단지는 동일 건물 내 임대·분양을 혼합하는 '소셜 믹스'를 통해 다양한 계층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공공주택을 운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