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차주들이 대안으로 찾는 담보대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후순위 담보대출과 주식담보대출이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서비스도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되자 '2순위 담보대출'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1순위 주담대 위에 추가로 설정되는 이 대출은 연 7%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핀다 집계에 따르면 올해 7~8월 2순위 담보대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했다. 평균 금리는 7.33%로 높지만, 신용대출보다 큰 한도를 확보할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고신용자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신용점수 800점 이상이 33.1%, 900점 이상도 17.9%를 차지해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들도 2순위 담보대출을 활용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6·27 부동산 대책 이후 평균 대출금액은 8000만원에서 6000만원대로 감소했다.
한편 주식담보대출 시장도 증시 호황과 함께 크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에서는 부동산담보 위주에서 주식담보로 사업 모델이 변화하고 있다. 상위 5개 업체의 올해 6~8월 취급액은 전년 대비 최대 700% 이상 늘어났으며, 하이펀딩은 주식담보대출만으로 업계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이런 시장 변화 속에서 NH투자증권이 토스 '대출비교서비스'에 증권사로는 처음 주식담보대출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토스 사용자들은 보유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도 생활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나무' 계좌 보유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토스에서 조회 후 원스톱으로 대출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고객들이 보유 자산을 기반으로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도 유연하게 생활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게 됐다"며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해 금융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담보대출의 위험성도 경고하고 있다. 2순위 담보대출의 경우 LTV가 80~90%까지 올라가 집값 하락 시 부담이 커질 수 있고, 경매 시 선순위 변제 후 잔여 재산으로만 회수가 가능해 손실 위험이 크다. 주식담보대출 역시 주가 변동성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을 안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담보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마지막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지만, 높은 금리와 위험 요소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무리한 대출은 피하고 상환 능력을 면밀히 검토한 후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