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음식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이 동일 메뉴에 대해 배달과 포장 주문 가격을 구분해서 책정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변화로 소비자들은 직접 매장을 방문해 음식을 가져가는 경우 기존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주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25일부터 프랜차이즈 매장을 중심으로 픽업 전용 요금 설정 기능을 시험적으로 운영한다고 16일 공지했다. 해당 서비스는 30일부터 실제 앱 화면에서 확인 가능하며, 시범 기간 이후 모든 입점 업체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새로운 요금 체계에 따르면 점주들은 픽업 주문에 한해 배달 주문이나 매장 내 식사 가격보다 낮게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달 주문 시 15000원인 메뉴를 픽업으로 주문할 경우 14000원으로 책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단, 픽업 요금은 반드시 기존 가격과 동일하거나 그보다 저렴하게만 설정할 수 있다.
배민 측은 이번 정책 도입 배경에 대해 "포장 주문을 통해 배달료 부담을 줄이려는 사업자들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업체별 경영 전략에 따라 유연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픽업 주문의 경우 배송비가 발생하지 않아 업주 입장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가 있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할 여력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날씨가 선선해지는 계절을 맞아 포장 주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 배민은 지난 4월부터 '픽업' 메뉴를 앱 전면에 배치하며 포장 주문 활성화에 집중해왔다. 또한 이달에는 주요 브랜드들을 대상으로 최대 1만원 할인과 배민페이 추가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차별 요금제가 배달 이중가격제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점주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포장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면제인 만큼, 단순한 가격 할인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