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527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이른바 '로또 청약'으로 화제를 모은 서울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에서 나타난 청약 만점 통장이 허위전입을 통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2024년 하반기 주택 부정 청약 점검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서 등장한 84점 만점 통장 4개 중 1개가 허위전입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만점자 A씨는 장인과 장모를 가짜로 전입시켜 만점을 획득했으나, 실제 점수는 당첨 평균 가점인 76.54점보다도 낮은 74점에 불과했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통장 가입 기간 등으로 산정된다. 만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이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이어야 하므로 7인 가구가 15년 이상 무주택을 유지해야만 84점 달성이 가능하다.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에서는 A씨 외에도 허위전입 등 부정 사례가 40건에 달했으며, 모두 모친이나 시부모 등을 가짜로 전입한 경우에 해당했다. 작년 하반기 국토부 점검에서 부정행위로 청약에 당첨된 사례는 총 180건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5인 이상 가구에 해당하는 청약 점수 70점 이상 부정 당첨자는 151건으로 모두 허위전입을 통해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5개월째 감소세를 보이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지난달 약 7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말 기준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37만3269명으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는 정부가 최근 공공주택 위주로 5년 내 약 135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기대감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청약 시장의 가점 인플레이션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예정 물량이 7358가구로 전년 대비 27.5% 감소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르엘' 청약에서는 올해 수도권 첫 청약가점 만점자가 나왔으며, 4인 가족 기준 만점 점수인 69점으로도 탈락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윤재옥 의원은 "청약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사후적인 적발뿐 아니라 청약 당시 허위전입과 같은 부정 청약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