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17년간 보유한 BYD 주식 완전 처분…4500% 수익률 기록

2025.09.23
버핏, 17년간 보유한 BYD 주식 완전 처분…4500% 수익률 기록

투자 거장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고 22일 확인됐다. 2008년 첫 투자 이후 17년에 걸친 장기 보유를 마감하며, 이 기간 중 주가는 4500% 이상 폭등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버크셀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는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3월 31일 기준 BYD 투자 밸류를 '0'으로 명시했다. 회사 대변인 역시 완전 매도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버핏의 BYD 투자는 2008년 9월 26일 시작됐다. 당시 홍콩 거래소 상장 주식 2억 2500만 주를 주당 8홍콩달러에 매입하며 총 18억 홍콩달러를 투입했다. 이는 고(故) 찰리 멍거 부회장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버핏은 과거 "멍거가 '왕촨푸(BYD 설립자)는 에디슨을 능가한다'며 필수 투자를 주장했지만, 처음에는 충분한 근거로 보이지 않았다"고 회상한 바 있다. 하지만 멍거의 끈질긴 설득으로 최종 투자를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약 14년간 주식을 유지하던 버핏은 2022년 8월 24일부터 단계적 매도를 개시했다. 133만 주를 평균 277.1홍콩달러에 처분하며 약 3억 6900만 홍콩달러를 현금화했다. 이후 2024년 6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추가 매도를 진행했고, 지분 비율은 20.04%에서 4.94%까지 하락했다.

홍콩 거래소 규정상 5% 미만 지분 보유 시에는 매도 공시 의무가 면제되어, 약 1년간 구체적인 거래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가 이번 분기 보고서를 통해 완전 청산 사실이 드러났다.

17년 보유 기간 동안 BYD 주가는 약 3890~4500% 급등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친 분할 매도로 인해 실제 수익률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매도 가격을 220홍콩달러로 산정할 경우, 버핏은 대략 477억 홍콩달러(약 8조 5000억 원) 규모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산된다.

BYD 측도 이번 매도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나타냈다. 리윈페이 BYD 그룹 브랜드 및 홍보 총책임자는 웨이보를 통해 "멍거와 버핏이 BYD를 인정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지난 17년간의 투자와 지원, 동반에 감사드리고 장기 투자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 투자에서는 매입과 매도가 모두 존재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매도 소식이 전해진 후 홍콩 증시에서 BYD 주가는 장중 3.6% 하락했다. 이는 3주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버핏은 구체적인 매도 배경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2023년 인터뷰에서 "우수한 기업이지만 해당 자금으로 더욱 만족스러운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언급했던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과도한 가격 경쟁을 주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BYD는 최근 치열한 가격 경쟁의 영향으로 올해 판매 목표를 기존 550만 대에서 460만 대로 16% 하향 조정했다. 주가 역시 4개월 전 최고점 대비 약 30% 급락한 상태다.

한편, 동일한 시기 버크셔는 일본 종합상사 미쓰이물산 지분을 10% 이상으로 확대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버핏이 아시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중국에서 일본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