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AI 자율운항선, 태평양 1만㎞ 무인항해 성공

2025.09.25
삼성중공업 AI 자율운항선, 태평양 1만㎞ 무인항해 성공

삼성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자율항행 시스템의 태평양 대양횡단 검증 시험을 완료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해운 및 물류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1만5천TEU급 대형 컨테이너 화물선에 SAS(Samsung Autonomous Ship) 시스템을 설치하여 실해역 테스트를 진행했다. 지난 8월 25일 미국 서부 오클랜드항을 떠나 9월 6일 대만 가오슝항에 입항하기까지 약 1만 킬로미터 항로에서 시스템 성능을 검증했다.

테스트 기간 동안 SAS는 승무원의 직접적 조작 없이 기후 조건과 해상 상황을 고려해 3시간 간격으로 날씨 데이터를 분석했다. 총 104차례의 최적 항로 안내와 224회의 선박 자동 조작을 실행하며 연료 사용량 감소와 함께 계획된 도착 시각을 준수하는 결과를 달성했다.

해상 물동량 운송에서 악천후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한 지연은 공급망 차질과 운송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어, 기상 여건을 반영한 정시 도착을 보장하는 경제적 무인항해 기술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2019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SAS는 레이더, GPS, 선박자동식별시스템과 영상 센서를 통합한 환경 인식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충돌 방지를 위한 엔진 및 방향키 자동 제어, 24시간 전방위 감시가 가능한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집약했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에버그린과의 협력 연구를 확대해 속도 조절뿐만 아니라 경로 최적화까지 구현하여 정량적인 연료 효율성 향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 규제 대응력을 강화하고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SAS가 단순한 충돌 회피 보조 시스템을 넘어 경제적 운항 속도 유지와 정시 도착까지 실현하는 차원으로 발전했다"면서 "연료 절약을 통한 환경친화적 솔루션으로 세계 해운 물류 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