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증시 주요 지수들이 22일(현지시각)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27포인트(0.14%) 상승한 4만6381.54로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29.39포인트(0.44%) 오른 6693.75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57.50포인트(0.70%) 뛴 2만2788.98에서 거래를 끝냈다.
이날 증시 강세는 엔비디아의 대형 투자 계획 발표가 주요 동력이 됐다. 인공지능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챗GPT 개발업체 오픈AI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자금은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을 활용한 10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해당 규모는 원자력발전소 10기에 상응하는 전력량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 400만~500만개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이를 두고 "기념비적 프로젝트"라고 표현했으며,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는 "컴퓨팅 인프라스트럭처가 차세대 경제의 토대를 이룰 것"이라고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거래를 통해 오픈AI의 지분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3.93% 급등했다.
AI 인프라 투자 열기는 다른 기술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오라클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인공지능 분야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6.31% 상승했다. 오라클은 새로운 공동 CEO 체제 도입 소식도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애플 역시 신제품 아이폰17 시리즈의 호조에 힘입어 4.31% 상승했다. 당초 디자인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됐던 신모델이지만, 실제 출시 후 예상보다 강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JP모건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17 기본형의 배송 대기기간이 21일로 전년 동기 대비 연장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중단)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미 의회가 지난 19일 임시 지출법안 처리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 상승세는 지속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주 중심의 강세가 정치적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전망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까지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74%로 반영되고 있다. 다만 일부 연준 인사들은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며 성급한 통화완화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금 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2월물 금 선물은 온스당 3775.10달러로 전일 대비 1.9%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감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지속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