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영국 런던서 유럽 현장경영…"신영토 확장 가속화" 강조

2025.09.22
이재현 CJ 회장, 영국 런던서 유럽 현장경영…"신영토 확장 가속화" 강조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영국 런던을 방문해 유럽 사업 확대 가능성을 직접 살펴보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지난 4월 일본, 8월 미국 방문에 이어 유럽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행보로, 세계 시장에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지주사 및 계열사 핵심 경영진들과 함께 지난 9일부터 런던을 방문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번 출장에는 이미경 CJ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등이 동반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올해 일본과 미국을 차례로 방문하며 해외 현장경영을 본격화해왔다. 유럽 지역 현장경영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의 해외 사업 확장에서 유럽의 전략적 중요성을 부각시킨 행보로 분석된다.

이 회장은 "세계적 선도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유럽을 포함한 새로운 영토 확장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그룹의 해외 사업 거점인 미국에 이어 잠재력이 풍부한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지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유럽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한류를 놓치지 않고 현지 시장을 신속하게 선점해 '범유럽 최상위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유럽이 미국을 잇는 차세대 전략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현장경영에서 이 회장은 세계적 싱크탱크, 투자기업,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등 관련 분야 주요 인사들과 만나 현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유럽의 소비 흐름과 현지 한류 트렌드를 파악해 그룹의 해외 전략을 재점검했다.

먼저 세계적 투자기업 '액세스 인더스트리즈' 설립자인 렌 블라바트닉 회장과 만나 국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한국 콘텐츠 확산 및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액세스 인더스트리즈는 워너뮤직, 스포츠 온라인동영상서비스 'DAZN' 등을 계열사로 두고 세계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업이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외교·안보 연구기관인 채텀하우스 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의 브론웬 매덕스 소장을 만나 무역환경 변화가 유럽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사업 기회를 검토했다. 한류 전문가인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와의 면담에서는 유럽의 문화 소비 패턴과 한국 음식·뷰티의 확산 가능성을 살펴봤다.

아울러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최고경영자이자 맨체스터 시티 FC 등 13개 구단을 소유한 '시티 풋볼 그룹' 공동 설립자 칼둔 알 무바라크, 초대 IOC 마케팅 국장을 역임한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의 마이클 페인 대표 등 스포츠 전문가들과도 만나 세계적 소비재·콘텐츠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활용 전략을 논의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건강과 웰니스' 수요 증가와 함께 경제성을 갖춘 식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한국 음식의 진출 기회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특히 영국은 국내보다 3배 큰 식품 시장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간편식 시장이 발달하고 다른 문화권에 대한 개방성이 높아 한국 음식의 유럽 확산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CJ그룹은 유럽에서 식품 사업을 출발점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2018년 독일 식품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냉동식품업체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해 만두 등 해외 전략상품 성장을 본격화했다. 2022년 영국, 2024년 프랑스·헝가리에 연이어 법인을 설립하며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급속히 증가하는 유럽 만두 수요에 대응하고 생산 품질을 표준화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처에 '유럽 한국음식 신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을 통해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향후 비비고 치킨 생산 라인도 확장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유럽 내 케이팝·한국 뷰티 열풍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와 뷰티 사업 기회도 넓히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 할리우드를 대체할 차세대 세계 콘텐츠 제작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독일에서 KCON을 개최하고, 한국 콘텐츠 판매 확대를 위해 유럽 지역 주요 플랫폼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1년부터 온라인몰을 통해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16개국에서 판매를 시작해 현재 26개국까지 판매 지역을 확대했으며, 2024년 유럽 전담팀을 구성해 현지 맞춤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략 국가로 영국을 선정하고 현지 특화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올리브영 온라인몰의 유럽 지역 매출액은 2025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80% 근처까지 증가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영국 현장경영은 아시아·아메리카·유럽을 연결하는 세계 영토 확장의 일환으로, 그룹의 미래 성장을 지원할 전략적 행보"라며 "식품·뷰티·엔터테인먼트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