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표 기업집단들의 최근 5년간 고용 성과가 상반된 결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과 현대차는 지속적인 인력 확충에 나선 반면, LG와 SK는 인원 규모가 축소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가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그룹의 총 고용 인원은 74만643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69만8526명 대비 4만7910명이 늘어난 수치로, 6.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해당 분석은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자료를 토대로 해외 파견 인력을 제외한 순수 국내 근무자를 대상으로 했다.
그룹별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은 2020년 26만2126명에서 작년 28만4761명으로 2만2635명의 인력이 증가해 8.6%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삼성은 2016년 이후 8년 연속 채용 확대 기조를 유지하며 4대 그룹 중 최대 고용주 지위를 공고히 했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16만6925명에서 20만3915명으로 3만6990명이 늘어 22.2%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로써 현대차는 20만 명대 고용 규모를 달성하며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대규모 인력을 보유한 그룹으로 부상했다.
반대로 LG는 2020년 15만4633명에서 작년 14만9459명으로 5174명 감소해 3.3%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2021년 15만8791명을 정점으로 이후 지속적인 인력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SK 역시 11만4842명에서 10만8301명으로 6541명이 줄어 5.7%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이로써 SK는 10만 명대로 고용 규모가 축소됐다.
삼성의 견조한 고용 확대는 다수의 대형 계열사가 뒷받침하고 있다. 공정위 기준 1만 명 이상 근무자를 둔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12만3411명)를 필두로 삼성디스플레이(2만1242명), 삼성SDI(1만3122명), 삼성물산(1만2237명), 삼성전기(1만2200명), 삼성SDS(1만1426명), 삼성중공업(1만1426명) 등 7곳에 달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앞으로 2~3년 내에 삼성의 국내 계열사 인원이 3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다만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요 그룹들의 해외 인력 확충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고용 증가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주요 대기업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청년 일자리 확대 요청 이후 AI, 반도체, 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 중심의 대규모 채용 계획을 연이어 발표한 시점에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