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중앙회가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중소기업 미국진출 전략 설명회'에 200여 명의 중소기업인들이 참석해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네이처셀 라정찬 회장 등 중소기업 경영진들이 대거 몰린 이번 행사는 현지 진출 시 겪게 되는 금융, 보험, 법률, 행정 등 4대 핵심 분야의 실무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현지 법률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한 조지아주 구금 사건을 언급하며 미국 진출 기업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4일 조지아주 한국계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미국 이민당국에 체포된 이 사건은 미국 진출 준비 중인 중소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LBBS 로펌의 스콧 리 파트너 변호사는 "미국은 한국 기업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엄격한 노동 관련 규제 때문에 소송이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특히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이런 이유로 실제 법적 분쟁을 겪은 한국 기업들이 상당수"라고 경고했다. 그는 구금 사태가 벌어진 조지아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력 공급이 제한적이며, 특히 전문 기술 인력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진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은행 앤서니 킴 수석전무는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 양상이 '규모의 다양화'를 보이고 있다"며 "과거 대기업과 협력사 중심에서 벗어나 중견, 중소기업들이 직접 진출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기중앙회 집계에 따르면 작년 한국 중소기업의 대미 투자 규모는 49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에 달해 20년 전 대비 19배 증가했으며, 신규 법인 설립도 424개에 이르렀다. 최근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이 프랑스, 일본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는데, 이 중 72%가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 전무는 "자동차, 가전, 배터리 등 제조업 분야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식음료, 뷰티, IT, 서비스업 등으로 진출 영역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43%가 서비스업체였다.
이날 설명회에는 지난 4월 중기중앙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한미은행, 허브인터내셔널, LBBS로펌 관계자들과 함께 K-푸드 거리 조성 등을 통해 한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인 가든그로브시 관계자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박기홍 허브인터내셔널 보험 회장은 한미 보험제도 차이점과 기업 노무관리용 필수 보험에 대해, 제니 리 가든그로브 인사국장은 동 지역의 전략적 거점 장점에 대해 각각 설명했다.
행사 전후로는 서울본부세관, 한국무역보험공사, 무역안보관리원 등 관련 기관들의 1대1 기업 상담 부스도 운영돼 해외 투자 및 수출 관련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미국은 시장 규모 자체도 크지만 북미와 중남미로 재수출되는 효과까지 고려하면 중소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조지아 구금 사태에서 보듯 예상치 못한 비자 문제나 현지 법률 등 사전 점검할 사항들이 정말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금융, 보험, 법률, 행정 분야의 한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