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RP 100조원 돌파···CMA·예탁금도 연일 최고치 경신

2025.09.21
증권사 RP 100조원 돌파···CMA·예탁금도 연일 최고치 경신

증권회사들이 고객에게 판매한 환매조건부 채권(RP) 규모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며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단기 자금 운용처로 활용되는 이 상품의 급증세는 국내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투자자금 급증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의하면, 전국 증권사의 고객 대상 RP 매도 규모는 18일 현재 101조3262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수준을 갱신했다. 이 수치는 연초 90조5241억원에서 시작해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5월 95조원 선을 뚫은 뒤 7월 말 98조원대에 진입했고, 8월 하순 사상 처음 100조원 문턱을 넘어섰다.

RP는 증권사가 특정 기간 후 일정한 이자를 더해 재매입하기로 약정하고 발행하는 채권상품이다. 국공채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예금금리를 웃도는 수익률을 제공해 단기 자금 보관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경유해 매매되며, 원화뿐 아니라 달러표시 상품도 폭넓게 거래된다.

CMA 잔액 역시 같은 날 94조2354억원으로 15일에 이어 다시 한번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긴 예탁금도 73조606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예탁금은 전달까지만 해도 66~69조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달 중순 코스피가 연속 신고점을 찍으면서 8일 65조8009억원에서 16일 74조9281억원까지 급등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같은 날 22조8815억원을 나타내며 2022년 1월 이후 3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3일째 연속 경신했다. 이는 증시 과열 양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여겨진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증권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대규모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RP 규모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RP 규모 확대는 증권업계 전반의 호황을 반영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증권사들이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핵심 도구인 만큼, RP 잔액 증가는 업계 내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고 풍부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6월 이후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수수료 수입 등이 크게 늘면서 경영실적이 현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증권사 60개사의 순이익 총합은 2조85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