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전체 사업체 수가 전년 대비 10만 개 이상 급증하며 635만3673개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4년 전국사업체 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총 사업체 수는 전년 보다 10만7184개(1.7%) 늘어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가스·증기업계가 3만7000개(33.7%) 급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은 은퇴한 고령층들이 노후 소득 확보 수단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거 진입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업 사업체만 3만7000여개가 신규 등록되며 34.1%의 놀라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매·유통 분야에서도 3만6000개(2.3%)의 신규 사업체가 생겨났다. 이는 모바일 쇼핑과 전자상거래의 확산, 무인 매장 증가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온라인 소매업과 중개업, 무인 아이스크림점 등을 포함한 과자·당류 소매업에서 큰 폭의 증가세가 나타났다.
반면 전통 제조업계는 3만3000개(6.1%)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D 프린터 등 첨단기술의 도입과 중국산 저가 제품의 시장 잠식으로 소규모 주형·금형 업체, 절삭가공업체 등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부동산 관련 업계도 1만1000개(3.9%) 줄어들며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사업체 규모면에서는 5인 미만 소규모 업체가 15만2000개 늘어난 반면, 5~99인 규모의 중소업체는 4만6000개 감소하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온라인 창업과 태양광 사업 등 개인사업자 중심의 1인 업체 급증과 경기 둔화로 인한 중소 제조업체 위축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연령대별 사업체 현황을 보면 60대 이상 대표자가 운영하는 업체가 16만1000개나 증가해 전체의 26.2%를 차지했다. 이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다. 반면 40대와 50대 대표자 업체는 각각 4만개, 1만1000개씩 줄어들었다.
전체 종사자 수는 2573만1105명으로 28만5208명(1.1%) 늘어났다.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로 보건·사회복지업에서 19만6000명(7.6%)이 신규 고용됐고, 사업시설·지원업에서도 6만5000명(4.9%)이 추가됐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12만2000명(6.4%)의 대규모 인력 감소를 보이며 4년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온 숙박·음식점업 종사자가 5만8000명(2.5%) 감소하며 2020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간 지속된 내수 침체와 임대료·인건비 상승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조직 형태별로는 개인사업체가 12만7000개(2.6%) 늘어난 반면 회사법인은 4만개(4.1%) 줄어들며 '나홀로 사장' 증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생계형 창업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성 대표자가 운영하는 사업체는 238만7000개로 전체의 37.6%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6만7000개(2.9%) 증가했다. 특히 교육서비스업(62.9%)과 숙박·음식점업(57.1%)에서 여성 대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