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소재 혁신을 통해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대폭 감축한 타이어 핵심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국제 협약과 다양한 규제에 따라 세계 주요 기업들은 원재료 확보부터 제조·운송·운행·폐기까지 제품 전체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역시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모든 가치사슬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현대차·기아는 지난 2023년부터 현대제철, HS효성첨단소재, 한국타이어 등과 협력 연구체계를 마련하고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타이어 스틸벨트 개발에 착수했다.

스틸벨트는 타이어 고무 내부에 들어가는 철선 구성 요소로, 차량 무게를 지지하고 뒤틀림 및 변형을 방지해 운전 안전성과 내구력을 높이는 필수 부품이다. 주행 중 마모되는 고무 부분과는 달리 타이어 사용 기간 전체에 걸쳐 균일한 성능을 제공해야 하므로, 까다로운 품질 기준과 뛰어난 강도가 필수적이다.

현대차·기아는 파트너사들과의 협업 연구를 바탕으로 재활용 철 폐기물 원료와 전기로를 사용해 제조 단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저히 줄인 스틸벨트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스틸벨트는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용해시켜 만드는 방식을 사용했다. 반면 새로 개발된 친환경 스틸벨트는 철 폐기물 등 재활용 원료를 80% 넘게 활용하여 제조 단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2%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자동차 한 대 기준으로 약 3kg 넘는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를 가져다주며, 매년 참나무 한 그루가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에 해당한다.

친환경 스틸벨트의 추가적인 장점은 재활용 원료에 특화된 고유 열처리 가공 기술을 도입하여 최상급 강성인 UT(울트라 텐실)급 성능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혹독한 운행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능력과 조향 성능을 보장한다.

친환경 스틸벨트가 장착된 타이어는 앞으로 출시예정인 현대자동차그룹 차량들에 단계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홍승현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 상무는 "친환경 스틸벨트 기술은 단일 기업의 혁신을 뛰어넘어 원료부터 완성차까지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국내 대표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공통 목표 하에 달성한 기술 협력의 산물"이라며 "이 기술이 다음 세대를 위한 탄소중립이라는 여정에서 의미있는 전환점이 되도록 기술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