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남도가 20여 년간 개발이 중단된 당진시 도비도·난지도 일원을 대규모 해양관광단지로 변모시키는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김태흠 도지사는 24일 도청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 도비도특구개발 컨소시엄 소속 7개 업체 및 대일레저개발 관계자들과 해양관광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사업협약을 맺었다.
이번 대형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총 1조6845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며, 이 중 국가예산 103억원과 지자체 예산 252억원을 제외한 대부분인 1조6490억원은 민간투자로 충당된다. 글로벌 규모의 해양관광·여가·힐링 복합시설 건립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충남 서해안 관광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비도 지역에는 인공 수영장 시설과 숙박시설, 실내 스포츠 시설, 골프 코스 등이 건설될 계획이다. 난지도 구역에는 프리미엄 골프장을 비롯해 야외 숙박시설, 케이블 활강시설, 반려동물 전용공간, 선박 관광시설 등 다채로운 여가시설들이 들어선다.
이 두 섬은 2003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친 민간투자 유치 시도가 모두 실패로 끝나며 장기간 개발이 지체되어 왔다. 농어촌공사가 운영했던 관광휴양지도 수익성 악화로 2015년 폐쇄되면서 지역 지정까지 해제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도와 당진시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인 민간자본 유치에 나선 결과, 지난해 농어촌공사와의 협력협약을 거쳐 민간사업자 선정까지 이뤄내며 개발 재개의 발판을 마련했다.
도는 이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3000명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매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몰려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지역 농수산품과 특산품 판매 증가, 건축·서비스업 활성화 등을 통해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번 도비도·난지도 개발이 안면도와 보령 오섬 아일랜즈 프로젝트 등 서해안 주요 관광거점들과 연계될 경우, 충남이 국내 해양레저관광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충남도는 사업 추진 가속화를 위해 정무부지사를 팀장으로 하는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6개 실국 10개 과가 참여하는 통합 지원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 이 조직은 관광지구 지정 승인, 임야 용도변경 허가, 도시계획 변경 등 각종 행정절차를 신속처리 대상으로 분류해 처리한다.
아울러 연중 훈련시설 특화 지원과 체류형 식음료·푸드테크 연구센터 등 국비 지원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고, 지역 업체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상생형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태흠 지사는 "수십 년간 흉터처럼 남아있던 도비도와 난지도가 드디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며 "2031년에는 이곳이 충남의 핵심 성장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남 서해안을 원산도와 안면도를 중심으로 한국형 골드코스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령시도 2030년까지 민간자본 등 총 1조1200억원을 들여 원산도, 삽시도, 고대도, 장고도, 효자도를 테마별로 특화 개발하는 '오섬 아일랜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안면도 역시 30여 년간 표류했던 관광지 개발사업이 재추진되며 18홀 모두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한 골프장과 해상 전망 숙박시설 건립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