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으로 시행해온 대형 아파트 시간대별 제한급수를 19일 오후 6시부터 완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계속된 강수로 주요 수원지인 오봉저수지의 수위가 상당히 회복되면서 내린 결정이다.
시는 이날 대형 수용시설 제한급수 관계자들과 3차례 협의회를 개최한 후 저수조 규모 100톤 이상 공동주택 113개 단지를 대상으로 하던 시간대별 급수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들 시설은 매일 오전 6시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총 6시간만 급수가 가능했다.
지난 6일부터 홍제정수장 공급지역 내 대규모 저수조 보유 시설들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제한 조치가 약 2주 만에 해제되는 것이다. 해당 공동주택 세대수는 총 4만5000여 세대로 전체 홍제정수장 공급구역 세대수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시 담당자는 "연이어 내린 강우로 오봉저수지 수위가 올라가고 있고, 이번 주말과 다음 주에도 강수 전망이 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 절수 운동이 정착되어 효과를 보이고 있어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제한급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봉저수지 수위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28.6%를 기록해 전일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12일 역대 최저인 11.6%까지 떨어진 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릉 지역 생활용수의 87%를 담당하는 이 저수지에는 최근 비로 대량의 물이 유입됐다.
20일부터는 도암댐 긴급 방류수 1만톤과 남대천 지하수 관정에서 450톤이 추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급수가 가능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또한 21일까지 영동지역에 20~60mm의 추가 강수가 예보되어 있다.
이번 조치로 해당 공동주택들은 시간 구애 없이 자유롭게 급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가을과 겨울철 가뭄에 대비해 가정별 수도 계량기 75% 자율 잠금을 통한 절수 정책은 계속 유지된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시간대별 제한급수에 협조해주신 공동주택 거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현재 오봉저수지 수위가 28% 수준으로 증가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낮은 상황이므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절수 참여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강릉시는 지난달 20일부터 제한급수를 시작해 처음에는 수도 계량기 50%를 차단했으나, 지난달 31일 수위가 15%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75%까지 차단하는 강화 조치를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