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관광단지, 5천억 규모 민간투자로 반세기 만에 대변신 예고

2025.09.15
경주 보문관광단지, 5천억 규모 민간투자로 반세기 만에 대변신 예고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15일 공사 대회의실에서 11개 민간기업과 '포스트-APEC 보문 2030' 투자 상생협약을 체결하며, 1975년 조성된 보문관광단지의 역사적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2030년까지 총 5천억원 규모 자본과 약 600개 신규 고용창출이 실현될 전망이다.

공사는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을 사전에 포착하고, 올해 4월 시행된 새 규정의 '복합시설구역' 제도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지역 내에서 숙박·상업·레저시설 등 다목적 개발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벽을 해소했다. 반세기 동안 유지되어온 시설구역 제한이 처음으로 변경되는 획기적 조치다.

선정된 11개 투자기업들은 총 10개 부지에서 복합형 리조트, 관광특화 양조시설 등 대규모 복합단지를 단계별로 건설한다. 특히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신라밀레니엄파크 터에는 하얏트 브랜드의 5성급 호텔이, 기존 주유소 부지에는 신라스테이 계열 4성급 숙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스타일 증류소, MZ세대 취향의 글램핑 시설, 감성 카페 등도 조성된다.

공사는 작년 하반기부터 관광단지 내 114개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와 현장방문을 실시해 운영상 어려움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투자가이드라인 마련, 입주업체 설명회 개최, 사업제안서 심사·평가, 조성계획 수정 등의 체계적 절차를 구축했다. 지역 상공회의소와 관광·건축·도시·조경·법무·회계 분야 전문가들이 평가에 참여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했다.

투자기업들은 조성계획 변경 후 2년 이내 공사착수, 5년 이내 완공을 의무화하며, 미이행시 계약해지, 원상회복, 이행보증금 몰수 등 엄격한 제재조치를 받게 된다. 또한 장학금 제공, 지역인재 고용, 전문인력 교육, 시민할인혜택 등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을 약속했다.

1975년 국내 첫 번째 관광단지로 출발한 보문관광단지는 한때 한국 대표 휴양지였지만, 민간재투자 중단과 시대변화로 시설노후화와 슬럼화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경북도의 도비지원과 행정협조, 경주시의 적극적 뒷받침,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의 지속적 관심과 조언이 이번 사업추진의 원동력이 되었다.

공사는 경북도·경주시와의 협력을 통해 조성계획 변경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 순차적 착공에 들어가 2030년까지 단계별 완공·개장을 목표로 설정했다. 투자실행률, 공공기여 이행도, 고용성과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APEC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상생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다.

김남일 사장은 "보문관광단지는 이제 세계 유명 관광지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며 "지방소멸 위기 상황에서 이번 민간투자 유치는 선택사항이 아닌 생존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50년 전 보문을 개척했던 의지와 열정을 계승하여 APEC 2025 경주를 발판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