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기소 사건 재판 이번주 개시…'영부인 첫 구속재판' 헌정사 기록

2025.09.21
김건희 특검 기소 사건 재판 이번주 개시…영부인 첫 구속재판 헌정사 기록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재판이 이번주 본격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4일 오후 2시 10분부터 김 여사의 특가법상 알선수재·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김 여사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서 자금을 제공하는 '전주' 역할로 참여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22년 대선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58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무상 지원받고, 이를 대가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영향을 미친 혐의도 있다. 더불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고급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의혹도 포함돼 있다.

역사상 영부인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이며,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법정에 서는 경우 역시 전례가 없다. 김 여사 측은 증거 열람·복사 지연을 이유로 공판준비기일 지정을 요청했으나, 공판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김 여사의 법정 출석이 예상된다.

김 여사와 관련된 핵심 인물들의 재판도 연달아 시작된다. 22일에는 김 여사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의 특경법상 횡령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김씨는 IMS모빌리티 등에서 48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대기업들로부터 184억원을 투자유치한 과정에서 권력 연결고리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3일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되어 있다. 전씨는 통일교 현안 관련 청탁 외에도 여러 기업체로부터 각종 로비 명목으로 2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희림종합건축사무소 세무조사 무마, 콘랩컴퍼니 사업 지원, 지방선거 공천 개입 등 다양한 알선 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민중기 특검팀은 29일 만료되는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권성동 의원 등에 대한 기소 작업과 함께 김 여사 친인척의 '매관매직' 증거 은닉 및 수사 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은 김 여사 장모 자택과 요양원에서 발견된 고가 미술품, 명품 시계, 다이아몬드 반지 등이 매관매직 의혹과 연관된 물증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내란 특검팀이 기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추가 사건 첫 공판도 26일 예정돼 있어, 전직 대통령 부부의 동시 재판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현실화된다. 이번 일련의 재판들은 개인 비리를 넘어 권력 구조 전반의 도덕성과 법치주의 신뢰성을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