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흉기로 찌른 아들에 징역 4년 6개월…범행 숨기려 버틴 어머니

2025.09.21
모친 흉기로 찌른 아들에 징역 4년 6개월…범행 숨기려 버틴 어머니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충격적인 존속살해미수 사건이 실형으로 마무리됐다. 울산지방법원 형사11부는 21일 모친에게 칼을 휘둘러 살인을 시도한 40대 남성에게 4년 6개월의 징역형을 언도했다고 발표했다. 박동규 부장판사가 주재한 이번 재판에서는 피고인의 충동적 범행과 더불어 피해자인 어머니의 안타까운 행동이 주목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올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고인은 울산 소재 자택에서 음주 중 모친에게 주안상 준비를 요구했다가 훈계를 받자 격분했다. 이에 욕설과 함께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해 60대 모친의 복부를 공격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피해를 당한 어머니의 행동이었다. 배 부위에 심각한 외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식의 죄상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 의료진의 도움을 즉시 요청하지 않았던 것이다.

상황은 점차 악화됐다. 상처 부위의 상태가 위험해지자 이틀 후에야 응급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의료기관으로 이송됐고, 긴급 외과적 처치를 받아야 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피해자는 소화기관 중 결장 부분에 상당한 손상을 입어 장루 관련 복구 시술 등 연속적인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범행의 배경에는 오랜 원한관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약 10년 전 직장에서 축적한 재산 2억원 상당을 모친을 통한 부동산 사업에 투입했으나 분양 관련 사기로 전액을 상실했다. 이후 인터넷 베팅에 중독되어 작년 직장에서도 퇴출당한 상태였다. 실업 후에는 가정에서 음주생활을 반복하며 모친에 대한 분노를 표출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서 피고인 측은 주취로 인한 정신적 책임능력 감소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해자가 받은 신체적 피해와 지속적 장애가 매우 심각하다"면서도 "범죄 사실을 전면 시인한 태도, 계획적이지 않은 우발적 성격, 연속적인 가해행위를 하지 않은 점" 등을 형량 결정 시 고려사항으로 언급했다.

이 사건은 가족 간 갈등이 극단적 상황까지 치달았을 때의 비극성을 보여준다. 특히 자신을 해친 자식을 끝까지 보호하려 했던 모친의 행동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가정 내 폭력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조기 개입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