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경기주택도시공사(GH) 제13대 사장직에 22일 공식 부임하며 조직 전면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임원추천위원회와 경기도의회 인사청문과정을 거쳐 새롭게 선임된 김 사장은 다양한 공공기관 경영 경력을 토대로 위기에 처한 GH의 체질 개선을 주도할 적격자로 평가받고 있다.
취임 첫날 김 사장은 현재 GH가 마주한 핵심 도전요소들을 명확히 제시했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주택시장 수요 위축, 건설원자재 가격 상승과 자금조달 부담 가중, 시민들의 높아진 공공서비스 기대수준, 그리고 전반적인 재정상황 악화를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김 사장은 재정 안정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3기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의 체계적 일정 관리, 보유 재고자산의 전략적 처분, 재정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 등을 제시했다.
단순한 주택 공급기관을 넘어서는 '종합 주거복지 서비스 제공자'로의 전환도 핵심 비전으로 내세웠다. 거주민들의 생활 품질 향상에 기여하는 각종 서비스와 공간복지 확대, 지역 공동체 재건을 중심으로 하는 주거정책 추진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공익성에 기반한 경영과 사업 운영을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치체계를 조직 내부에 뿌리내리겠다고 다짐했다.
조직 내부 변화와 관련해서는 디지털 혁신에 부합하는 탄력적 조직체계 구축, 개방적 의사소통과 협업 분위기 조성, 능력 위주의 인력 충원과 배치, 조직문화 전면 쇄신 등을 통해 구성원들이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직장으로 GH를 재창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사장은 한국동서발전 대표이사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거쳐온 공공부문 전문가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제부총리 재임 시절 기재부 차관으로 함께 정책을 추진한 인연을 갖고 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김 지사의 선거대책위 비서실장과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아 측근 역할을 수행했으며, 올해 4월 대선 경선에서도 지원 조직을 구성해 김 지사를 뒷받침했다.
그는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경기도 경제부지사로 임명됐으나 도의회 주요 인사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술잔 던지기' 사건으로 인해 취임 3일 만에 사퇴한 경력이 있어, 이번 GH 수장 부임이 재기의 기회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