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박성재 전 법무장관 휴대폰 자료 수집…'검찰 파견' 수사 가속화

2025.09.19
내란특검, 박성재 전 법무장관 휴대폰 자료 수집…검찰 파견 수사 가속화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 팀이 19일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으로부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휴대폰 관련 데이터를 전달받았다. 법조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내란특검은 해당일 법원에서 발급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바탕으로 해병특검이 박 전 장관 수사 진행 중 수집한 휴대폰 자료를 넘겨받았다고 밝혀졌다.

해병특검은 앞서 압수수색을 진행해 박 전 장관의 휴대폰을 획득한 후, 단말기 내 보관된 정보를 복사하는 이미징 작업을 완료한 뒤 원래 소유주에게 반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특검은 이번에 해당 이미징 파일을 획득한 상황이다.

이는 내란특검이 계엄 과정에 개입한 정부 핵심 인사 중 하나인 박 전 장관의 조사를 준비하면서 사전 수사를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순직해병특검은 지난 8월 4일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도피성 해외 출국 의혹을 조사하면서 박 전 장관과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출국금지 해제 과정에 관련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내란특검 역시 8월 25일 검사 계엄 파견 검토 의혹과 연관해 박 전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행했으나, 해병특검이 보유한 압수물에도 수사에 필요한 증거가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공표된 작년 12월 3일 밤 11시 30분경 법무부 간부진 회의를 개최했다. 해당 회의에는 법무부 실·국장급 인사 10명이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박 전 장관이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로의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명령을 하달하고,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을 대기상태로 전환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박 전 장관이 교정본부에 수용 능력 점검과 공간 확보를 명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따라 당시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새벽 1시 9분경부터 약 10분 동안 교정시설 기관장들과 화상회의를 개최하며 수용 능력 점검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하여 당시 화상회의에 참여했던 이도곤 법무부 거창구치소장을 19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 금지 규정 위반 및 거짓 증언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이동경로가 담긴 국정원 폐쇄회로TV 영상을 공개한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조 전 원장과 국정원 비서실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국정원 CCTV 영상을 제공하여 국정원법상 정치 개입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관점이다. 조 전 원장은 이 외에도 계엄 공표 사실을 인지하고도 즉시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 계엄사로의 국정원 인력 파견을 협의한 혐의, 계엄 관련 지시나 문서를 받지 않았다고 거짓 증언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국정원 비서실을 압수수색하여 CCTV 영상 등 관련 자료를 수집했으며, 조만간 조 전 원장을 소환해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