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에 대한 구속적부심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향후 재판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4-3부는 24일 오후 손 목사가 신청한 구속적부심사를 약 50분간 진행한 후 "청구에 이유가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손 목사는 올해 4월 치러진 부산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정승윤 후보와의 대담 영상을 교회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혐의와 함께, 6월 대선 기간 중 교회 예배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 및 이재명 후보 낙선을 위한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방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은 종교 단체나 교육 기관이 조직 내 직무상 지위를 활용하여 구성원들에게 선거 운동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을 받아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지난달 28일 손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검찰이 이달 3일 법원에 청구한 영장에 대해 부산지법은 8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번 기각 결정에 대해 손 목사 측 변호인단은 즉각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변호인단은 성명을 통해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각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재판부가 심문 과정에서 서부지법 사태나 극우적 행태 등을 거론했는데, 이는 선거법 사건과 무관한 부차적 사안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변호인단은 "손 목사를 서부법원에 난입한 집단과 동일한 과격 세력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며 "재판부의 편견과 오해, 그리고 정치적 판단이 기각 사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손 목사의 활동은 탄핵 반대가 아닌 차별금지법, 학생인권조례 등 기독교 가치에 반하는 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탄핵 사태 이전부터 시작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손 목사는 극우 단체 '세이브코리아'를 이끌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코로나19 유행 당시부터 정부 방역 지침에 반대하며 대면 예배를 강행해왔고, 올해 삼일절 전후에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구국기도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손 목사 가족들과 측근들은 미국 보수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 목사의 막내아들은 최근 미국의 롭 매코이 목사와 함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장남인 손영광 울산대 교수는 "매코이 목사와 함께 진행하는 것들이 있다"며 10월 중 한미 교계 공동 활동 계획을 시사했다.
한편 손 목사의 구속 이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인사들이 세계로교회를 방문해 지지 의사를 표명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극우 세력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