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22·한국체대)이 지난 5월 SNS에 올린 '일베 용어 사용' 의혹에 대해 4개월여 만에 공식 해명에 나섰다.
임시현은 23일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합 직전 과거 말실수가 화제가 되면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며 "경솔한 행동으로 실망하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5월 22일 임시현이 자신의 새 활케이스 사진과 함께 '이기야'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해당 단어는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용어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6년 연설 중 경상도 방언을 일베 회원들이 조롱 목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시현은 "당시 지인을 통해 잘못을 깨달았고 즉시 삭제했다"며 "하지만 3개월 뒤 광복절 무렵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비난 댓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제가 일베 회원이냐? '이기야'가 일베 표현이냐?"며 "언제부터 국어사전에 수록된 방언이 일베 단어가 됐는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베와 무관했기에 해당 용어의 의미를 몰랐고, 단순히 경상도 방언을 따라한 것"이라며 "새 장비가 마음에 들어 덧붙인 말일 뿐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계기로 일베가 무엇인지, 관련 표현들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봤다"며 "누군가를 비하할 때 쓰는 용어라는 것을 알았다. 인과응보를 믿는 사람으로서 타인을 조롱할 마음도,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해명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논란 직후 바로 설명하려 했지만 대한양궁협회와 협의해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지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임시현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언행을 조심하지 못했다"며 "즉시 해명하지 못해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우셨을 것"이라고 재차 사과했다.
다만 최초 게시물에서 "저는 국위선양하느라 바쁩니다"라고 작성했다가 누리꾼들의 지적을 받고 "국위선양을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수정하는 등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은 최근 마무리된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