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방암 진료환자 9년새 2배 급증...40·50대가 과반수 차지

2025.09.20
여성 유방암 진료환자 9년새 2배 급증...40·50대가 과반수 차지

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이 활발한 중년층 여성들의 발병률이 두드러지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조기 진단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작년 유방암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여성은 총 30만791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5만7373명과 비교해 95.7%나 증가한 수치로, 거의 두 배에 달하는 폭증세를 나타냈다. 전년 대비로도 6.4% 늘어난 규모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 17만3387명에서 시작해 2018년 20만5123명, 2020년 23만3840명, 2022년 27만2129명으로 지속적인 증가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증가세는 새로운 환자 발생뿐만 아니라 수술과 치료,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한 질병 특성상 장기간 관리를 받는 환자들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암등록통계를 보면 여성 유방암 신규환자는 2015년 1만9402명에서 2022년 2만9391명으로 51.5% 늘어났다. 이는 한국 여성들 사이에서 유방암 발생 자체가 크게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령별 분포를 분석한 결과 50대가 34.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60대 27.7%, 40대 20.0%가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40대와 50대 중년층이 전체의 54.6%를 넘어 과반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이어 70대 11.2%, 30대 3.3%, 80대 2.8%, 20대 0.3% 순으로 나타났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가장 빈발하는 악성종양으로, 대장암이나 폐암, 위암과 달리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한편 의료기술 발전으로 진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혁신적인 기술도 개발됐다. 순천향대천안병원과 서울대병원, 한양대의대가 바이오 의료기업 옵토레인과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진단기술이 그것이다. 이 기술은 HER2 표적치료 대상 환자를 선별하는 검사시간을 기존 며칠에서 1시간 이내로 대폭 줄였다.

연구진은 디지털 실시간 PCR 기술을 활용해 HER2 유전자 증폭상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의 현미경을 통한 주관적 판독 방식을 실시간 모니터링 기반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398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 이 기술은 기존 방법보다 높은 정확성과 신속성을 입증했다. 특히 면역조직화학염색에서 HER2 양성으로 분류됐던 환자의 약 20%가 새로운 검사를 통해 음성으로 재분류됐으며,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에서 70% 이상의 완전관해율을 기록해 기존 57%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보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예지 의원은 현행 국가건강검진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제공되는 유방촬영검사만으로는 유선조직 밀도가 높은 치밀유방이 많은 한국 여성들의 종양을 놓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조기발견이 완치율 향상과 유방보존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만큼 국가검진에 초음파검사를 추가해 조기진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