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주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발전소 2호기에서 중수가 유실되는 사건이 일어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전면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원안위는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19일 새벽 4시 30분경 월성 2호기의 감속재 정화시설에서 중수 유실이 발생했다는 통보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한수원은 오전 5시 16분 원안위 월성원전지역사무소에 사고를 신고했으며, 지역사무소 관계자들은 5시 50분 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즉시 점검 작업에 돌입했다. 감속재 정화시설은 원자로에서 감속재 용도로 활용되는 중수의 오염물질을 걸러내고 순도를 유지하는 핵심 장치다.
사건 발생 당시 월성원자력본부는 보조건물에서 감속재 정화시설의 필터 교체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중수는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산소가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형성된 특수한 물질로, 월성 1~4호기와 같은 중수로형 발전소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유실 사실을 확인한 즉시 한수원은 해당 펌프의 운전을 중단하여 추가적인 유실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유실된 중수는 모두 원자로 보조건물의 격리실과 내부 저장조에 포집되어 있으며, 시설 밖으로의 유출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19일 정오까지 파악된 유실 규모는 대략 265kg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한수원 측은 향후 보다 세밀한 계산을 통해 최종적인 유실량을 확정하여 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월성 2호기는 지난 1일부터 예정된 정비작업에 진입하여 원자로가 가동 중단된 상태다.
원안위는 지역사무소의 현장 점검과 동시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소속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조사팀을 투입하여 사건의 경위와 안전성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원안위는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치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월성본부 관계자는 "이번 중수 유실로 인한 시설 외부로의 방사선 유출 등의 영향은 전혀 없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한 후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