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방사선 피폭량, 20년 사이 63% 대폭 줄어

2025.09.23
의료진 방사선 피폭량, 20년 사이 63% 대폭 줄어

병원에서 방사선 장비를 취급하는 의료진들의 방사선 노출량이 지난 20년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종사자 수는 대폭 늘었지만 안전관리가 강화되면서 개인별 노출 정도는 현저히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청이 23일 공개한 '2024년도 의료기관 방사선관계종사자의 개인 피폭선량 연보'를 보면, 작년 관련 종사자들의 개인당 연평균 피폭선량이 0.36밀리시버트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작성을 개시한 2004년의 0.97밀리시버트와 비교해 63% 줄어든 수치다. 반면 종사자 규모는 같은 기간 3만3000명에서 11만3610명으로 3.4배나 확대됐다.

직업군별 분석 결과, 방사선사의 평균 노출량이 0.73밀리시버트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의사 0.25밀리시버트, 간호조무사 0.22밀리시버트, 치과의사 0.18밀리시버트, 업무보조원 0.16밀리시버트, 치과위생사 0.15밀리시버트, 간호사 0.13밀리시버트 순으로 나타났다. 방사선사가 가장 높은 노출량을 보이는 것은 진단용 방사선 기기를 직접 조작하고 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전체 종사자 수는 2020년 9만7801명에서 16% 증가했으나 개인당 연평균 노출량은 0.40밀리시버트에서 10% 감소했다. 방사선사의 경우도 같은 기간 피폭선량이 15% 이상 줄어드는 등 개선 추세가 뚜렷했다. 다만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등 일부 직군에서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30·40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젊은 연령층일수록 노출량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20대 방사선사의 연평균 피폭선량은 1.25밀리시버트로 전 직종·연령층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방사선은 질병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이지만, 과도한 노출은 암 발생 등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 따르면 1~10밀리시버트 노출 시에도 암 발생 위험이 0.0001~0.001%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행 규정상 방사선 관계 종사자의 연간 허용 한도는 50밀리시버트, 5년간 누적 한도는 100밀리시버트다.

정부는 종사자들의 방사선 안전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노출량이 높은 종사자에게는 사전 경고를 발송하고, 동일 기관에서 2차례 이상 경고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의료기관마다 안전관리책임자를 두어 정기 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종사자들은 개인 피폭 선량계와 방어용 앞치마 등 보호 장비를 올바르게 착용해야 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안전한 의료방사선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종사자들의 의식 전환과 안전 규칙 준수가 핵심"이라며 "종사자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과 피폭선량 관리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