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 호랑이 모두 사냥했다"…'케데헌' 덕분에 전세계 '충격', 무슨 일?

2025.09.23
"일본이 한국 호랑이 모두 사냥했다"…케데헌 덕분에 전세계 충격, 무슨 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이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작품 속 호랑이 캐릭터에 매료된 해외 누리꾼들이 한국 호랑이 역사를 찾아보다가 일제강점기 일본의 조직적 만행을 발견하며 충격에 빠진 것이다.

해외 틱톡커 '제이'는 케데헌의 호랑이 캐릭터 '더피'를 좋아하게 되어 한국 호랑이를 검색하던 중,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조선 호랑이를 '해로운 동물'로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포획해 결국 완전히 사라지게 했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케데헌을 관람하며 호랑이 관련 자료를 찾던 중 일본이 지난 세기 한반도에 서식하던 모든 호랑이를 제거했다는 내용을 접하고 극도로 슬펐다"고 토로했다.

조선시대 민화 '호작도'에서 모티브를 얻은 더피는 귀여운 외모와 고양이 같은 행동으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민화 속에서 친숙하게 등장했던 호랑이가 현재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배경에는 암울한 역사가 숨어있었다.

실제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조선총독부는 1915년부터 호랑이를 유해동물로 지정하고 박멸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1917년 사업가 야마모토 다다사부로가 창설한 '정호군(征虎軍)'은 함경북도와 강원도 일대에서 대규모 호랑이 사냥 작전을 전개했으며, 1920년대 이후 한반도 야생 호랑이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생태계 관리가 아닌 조선의 민족 상징을 제거하려는 식민통치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게시 후 일주일 만에 조회수 120만 회, 좋아요 18만 개를 돌파하며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댓글란에는 2천여 개의 반응이 쏟아졌으며,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일본인들이 조선인의 민족 의식을 억누르려고 국화인 무궁화까지 제거하려 했으나, 오늘날엔 도리어 회복 의지의 상징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댓글은 2만6천 개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해외 네티즌들은 "일본은 자국의 전쟁범죄를 교육과정에서 제외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자국의 잔혹한 과거를 인지하지 못한다", "일본은 지금까지도 진정한 사죄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또한 "대부분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11세에서 19세, 평균 14세였다", "조선의 마지막 황족에게 일본인과의 혼인을 강요해 왕실 혈통을 훼손했다"는 구체적 증언들도 공유됐다.

한 누리꾼은 "일본은 수십 년간 과거를 은폐하고 이미지 개선에만 집중해왔다"고 지적했으며, 다른 이는 "한국의 영문 표기가 본래 Corea였으나 일본이 C가 J보다 앞서는 것을 싫어해 강점기 동안 Korea로 변경을 강요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와 유사한 현상이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731'은 제2차 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인체실험 만행을 정면으로 다뤘다. 만주사변 발발일인 9월 18일에 맞춰 공개된 이 작품은 개봉 첫날 3억 위안(약 585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중국 영화 사상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중국 관객들은 오성홍기를 흔들며 영화를 관람했고, "일본인들은 너무나 잔혹하다. 용서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중국 내 일본 교민사회는 긴장하고 있으며, 주중 일본대사관은 교민들에게 외출 시 일본어 사용과 일본식 복장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 등의 일본인 학교들은 개봉일에 등교를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일본 제품 거부 운동은 낯선 현상이 아니다. 2019년 7월 일본이 한국을 수출 우대국 명단에서 삭제하면서 '노재팬(No Japan)' 캠페인이 본격화됐다. 당시 소비자의 80.4%가 일본 제품 불매에 찬성했으며, 여성의 찬성 비율이 남성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온라인 공간에는 일본 기업 제품 거부 동참을 호소하는 글들이 인기 게시물로 선정됐고, 누리꾼들은 일본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며 자발적 참여를 독려했다. 목록에는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자동차 브랜드부터 소니, 파나소닉, 캐논 등 전자제품 브랜드, 데상트, 유니클로, ABC마트 등 의류 브랜드,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주류 브랜드까지 다양한 일본 브랜드들이 포함됐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이후 매출이 30% 이상 급감하며 종로3가 매장을 철수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7월 일본산 소비재 수입액은 2억525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4% 감소했으며, 특히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68만5천 달러로 84.2% 급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역사 재조명이 일본 자본이 투입된 작품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케데헌은 일본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과 소니 픽처스 이미지웍스가 공동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일본의 과거 만행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 누리꾼들은 "케데헌이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성취했다", "일본 자본으로 일본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린 첫 사례", "한국 문화의 힘이 결국 한국 역사를 널리 알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에 역사를 전파하는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한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같은 대중친화적 형식이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역사 인식 제고와 국제적 공감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일본 제품 거부 운동은 사실 1920년대 물산장려운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제의 경제 수탈과 민족 말살 정책에 맞서 '국산품 애용'을 내세우고 전개된 이 운동은 민족 자본을 육성해 독립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였다. 해방 이후에도 일본이 역사 왜곡이나 망언을 일으킬 때마다 불매운동이 재점화됐으며, 1995년 광복 50주년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 2001년 후쇼사 출판사 역사 왜곡 교과서 파동, 2005년 시마네현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2011년 독도 영유권 주장 등이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