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대학 입시 수시 모집에서 비수도권 대학 지원자가 전년 대비 10.2%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불황과 취업난 등으로 지방권 거주 학생들이 수도권 진학보다 거주지 인근 대학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종로학원이 21일 발표한 전국 192개 대학 수시 접수 현황 분석에 따르면, 비수도권 110개 대학 지원자는 총 112만4901명으로 전년 대비 10만4272명(10.2%) 증가했다. 이는 서울권 42개 대학의 1만8818명(2.1%) 증가, 경인권 40개 대학의 511명(0.1%) 증가와 현저한 대조를 보인다.
권역별 증가율을 살펴보면 대구·경북이 12.4%로 가장 높았고, 강원 11.7%, 충청 10.6%, 호남 9.8%, 부울경 8.0%, 제주 7.8% 순으로 집계됐다. 비수도권 대학 110곳 중 지원자가 감소한 곳은 16곳에 불과해 대부분 대학에서 지원자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서울 소재 42개 대학 중 20곳(47.6%), 경인권 40개 대학 중 17곳(42.5%)이 지원자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수도권 대학 중 거의 절반이 지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균 경쟁률도 비수도권이 전년 5.98대 1에서 6.49대 1로 크게 상승했다. 서울권이 18.83대 1, 경인권이 13.08대 1로 소폭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수시 6회 지원 규칙을 고려할 때 실질적 미달로 여겨지는 경쟁률 6대 1 미만 대학도 68곳에서 53곳으로 줄어들었다.
비수도권에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경북대로 14.51대 1을 나타냈다. 전년 12.91대 1에서 상승한 수치다. 단국대 천안캠퍼스(11.11대 1), 충북대(10.91대 1), 건국대 글로컬캠퍼스(10.59대 1), 연세대 미래캠퍼스(10.48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은 성균관대가 32.49대 1로 기록했다. 학과별로는 자연계열에서 아주대 약학과 논술우수자 전형이 708.20대 1, 인문계열에서 국민대 경영학부 경영학전공 논술전형이 321.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복합적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경제 불황으로 지방 학생들이 무리한 수도권 진학을 피하고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의대 정원 축소와 사회탐구 영역 경쟁 심화 등 입시 변수 확대도 신중한 지원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도 지방 대학들이 지역 인재 유지에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향후 정부의 지방대 육성 정책과 지역 경제 여건에 따라 이런 흐름이 지속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