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묘·벌초 후 발열증세…'치명률 20%' 진드기 감염병 경보

2025.09.19
추석 성묘·벌초 후 발열증세…치명률 20% 진드기 감염병 경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진드기 매개 감염병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벌초와 성묘 등 야외활동이 본격화되는 시기를 맞아 진드기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강력히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주요 진드기 매개 질환인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의 경우 최근 3년간 전체 환자의 74.3%가 가을철인 9~11월에 집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시기 야외활동 증가와 진드기 활동이 활발해지는 계절적 특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8월 말 기준 SFTS 확진자는 167명으로 전년 동일 기간 89명에 비해 87.6% 급증했다. SFT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며, 5~14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특히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으며 사망률이 18.5%에 달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쯔쯔가무시증의 경우 올해 8월 말까지 20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작년 동기 963명보다 79% 감소한 수치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후 10일 내 고열과 오한이 발생하고, 물린 부위에 검은색 딱지(가피)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털진드기는 평균 온도가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9월 하순부터 개체수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2024년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 6,438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감염 위험 요소의 63%가 농업활동을 포함한 야외작업과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는 농림축산업 관련 활동이 59%, 제초 작업이 4%를 차지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성묘나 벌초 시에는 긴소매 상의와 긴바지를 착용하고 진드기 방충제를 활용해야 한다. 야외활동 완료 후에는 즉시 착용한 의복을 세탁하고 샤워를 실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야외활동 후 2주 내에 발열이나 구토, 설사 등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며 "진료 시 성묘나 벌초, 농업 활동 등 야외활동 경험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지역 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에서도 9월부터 쯔쯔가무시증을 옮기는 털진드기 유충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SFTS를 매개하는 참진드기 유충 밀도가 높아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털진드기 유충은 0.15~0.3㎜ 크기로 육안 확인이 거의 불가능해 더욱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진드기 개체수가 예년 대비 증가했다며, 추석 연휴 기간 벌초나 성묘 활동 시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했다.